어렸을 적 시골 큰집이나 외가에 놀러가면 처마 밑에 지어놓은 제비집 때문에 마루가 엉망인 기억이 납니다. 제비는 간이 얼마나 크기에 사람이 수시로 드나드는 방문 위의 벽에다 집을 짓는지? 어렸을 땐 그게 정말 궁금했지만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어른이 된 저는 지금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인터넷 검색창에 물어보았습니다.
제비는 왜 처마 밑에 집을 짓는가?
지금껏 아무도 이런 질문한 적이 없나봅니다. 인터넷 검색 한 번이면 대부분 궁금한 것을 찾아내지만 이것만은 찾을 수 없군요.^^
처녀 시절 외갓집 방문 위에 지어진 제비집을 본 이후, 어저께 제비집을 몇십년만에 처음 보았습니다.
제비가 사진 찍는 저를 노려(?)보는 중입니다.
"제비 처음 보냐? 울 얼라들이 배고프다고 보채고 있구마는..."
이런 표정인가요?
갑자기 제비집으로 헤딩을 합니다.
새끼 배설물 한 덩어리 물어내어 집 밖으로 투하합니다.
제비집 위치는 <당가>? 당가가 어디일까요? 짐작해보세요?
"아이고 기저귀 없으니 이 엄마가 매번 고생한다. 새끼들아."
제비집을 청소하고나서 흐뭇한 표정으로 새끼들을 바라봅니다.
짝꿍이 먹이를 물고 올 동안 제비집 근처에서 새끼를 지키는 중입니다.
제비집 속에는 제비 새끼 세 마리가 꼼짝도 않고 있습니다.
'으, 벌레 빨리 물고 오지 않고 뭐하냐?'
제비집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짝꿍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끼들은 한번씩 입을 좍좍 벌리며 고개를 내밀고 엄마를 기다립니다.
'아직도 벌레 못찾았남?'
짝꿍을 기다리다 지쳐 <다>위로 날아왔습니다.
<당> 위에는 아빠인지 엄마인지 제비새끼를 지키고
<가> 위의 제비집 속에선 제비새끼들이 먹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가>는 바로 <식당가> 간판 위였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제가 사진기 들고 열심히 찍고 있으니 그때서야 제비집을 보았나 봐요.
혼자 한 마디 합니다.
"이 집 식당은 복 들어오겠네?"
* 문제 : 제비는 그 많고 많은 자연물 속에서 왜 하필이면 사람들이 북적이는 고속도로 문경 휴게소 식당가 간판 위에 집을 지었을까요?
* 정답 : 초가집, 기와집이 없어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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