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9일 수 맑음
'엇? 기온이 많이 올라간 모양?'
점심 먹고 앞마당, 뒷마당을 왔다갔다 하며 겨울 햇살바라기를 했다.
어제까지의 바깥 기온이 영하 17도였는데, 오늘은 영하 2도이니 추위가 물러간 것 같다.
뒷마당에 가니 어디선가 "딱, 딱"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디서 나는 소리이지?"
귀기울여 들어보니 바로 담장너머 뒷동산에서 들려오는 소리이다.
'저건 필시 딱따구리 소리이다.'
두리번거리며 찾아보니 채 5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죽은 나무기둥에 딱따구리1가 한 마리 딱 달라붙어 정신없이 나무둥치를 쪼고 있다.
(숨은 그림 찾기, 아니 숨은 딱따구리 찾기. 찾으셨어요? 힌트- 카메라 중심이 가리키는 곳)
얼른 집안으로 들어가서 디카를 들고 나왔다. 그때까지도 딱따구리는 정신없이 나무속을 파내는 공사를 하고 있다. 東이 쳐 놓은 줄. 더덕이 타고 올라가도록 쳐 준 주황색 줄이 눈에 약간 그슬린다.
(아직 못찾았어요? 그럼 좀 더 가까이...)
담장 위 뒷동산과 경계로 심어놓은 남천들. 추위에 얼었나? 잎이 붉게 물들었다. 삼 년 전 일렬로 심어 보기 좋았는데, 지난해 추위에 3/4이 얼어 죽고 겨우 살아남았던 남천이다.ㅠㅠ
'아참, 딱따구리... 고 녀석, 배가 무지 고팠나 보다. 정신없이 나무를 쪼고 있다.'
열심히 썩은 나무둥치를 쪼고 있는 딱따구리
식사하다 말고 갑자기 노려보는 딱따구리
"뭐야? 누가 날 보고 있어?"
'엇? 뜨거라? 나, 아무 짓도 안 해, 너 그냥 식사하렴.'
다시 열심히 식사하는 딱따구리
다시 휙 뒤돌아 째려보는 딱따구리
"뭐야? 너 나 자꾸 쳐다보잖아?"
'아니, 아니라니깐? 그냥 식사해. 아, 고 녀석 눈매 무섭네? 내가 찍소리 못하고 셔트만 누르구마는...'
"어익, 식사자리를 옮겨야지, 강추위에 며칠 굶다가 겨우 식탁에 앉았더니만..."
'짜쓱, 누가 뭐라나? 난 그냥 널 바라만 본다고...'
종종걸음으로 나무 위로 타고 올라가는 딱따구리
'쟤 짝은 어디로 가고 저 혼자서만 저렇게 먹이 찾아먹지? 순 욕심꾸러기 아냐?'
추위에 몸을 부풀렸는지, 아니면 썩은 고목둥치에서 벌레를 포식하여서인지 배가 빵빵한 딱따구리를 관찰하다가 손가락 얼 뻔했다. 손가락을 위해서도 더 이상 촬영을 포기하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어, 추워라. 영하 2도 날씨 얕보고 맨손으로 사진 찍다가 동상 걸릴 뻔했다.'
더 알아보기
딱따구리과 [Picidae]
딱따구리목(─目 Piciformes)의 한 과.
- 명사] [동물] 딱따구릿과의 새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삼림에 살며 날카롭고 단단한 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내어 그 속의 벌레를 잡아먹는다. 까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크낙새 따위가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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