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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탐사 animal exploration/조·양서류

우편함 속에 산실 꾸민 이름 모를 새

by Asparagus 201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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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많은 장소 중에 하필이면 우편함 속을 택했을까나? 

 우리 이웃집 우체통입니다.

 

 우편함 뒤는 이렇게 테이프로 막아놓았어요.

 테이프 떼고 살짝 열어보았습니다.

'어라? 새가 그새 새끼 다 길러서 데리고 떠났나?'

 

오늘 낮에 12호 아주머니가

다시 우편함 뒤의 테이프를 떼어서 보여주셨습니다.

 새가 꼼짝도 않고 앉아있었네요.

"어? 그럼 어제는 왜 비워 있었지요?"

"그야, 새도 먹이를 먹어야하니 잠시 외출한 것 아니겠어요?"

 우편함 뒷문을 열고 들여다보는 우리를 새도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표정을 보니 전혀 놀라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알 잘 품어서 새끼 잘 키우렴"

 

불과 열흘 전 저희집에서는 가로등 속에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쳐서 날아간 적 있습니다.

앞마당 철쭉 담장 한 귀퉁이에 설치했던 가로등입니다. 철쭉나무 사이에서 녹이 슬고 슬어 더 이상 두면 위험할 것 같아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철쭉 세 포기를 잘라내고 가로등을 분해하니 그 속에 빈 둥지만이...  몇 년이나 된 새 둥지입니다.

 가로등 교체하는 분이 기겁을 합니다.

"어떻게 여기에 새 집을 다..."

하며 손을 집어넣어 새 둥지를 헐어내고 있습니다.

 이끼를 물어다 빈 공간을 20cm 높이로 채우고 그 위에 어미새털을 깔아놓았습니다.

알껍질을 보니 올해는 네 마리 정도 부화하여 키우고 떠났나봐요.

 

새끼 부화시키고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나를 때, 아기새 잡아먹으려고 화단 한 구석에 엎드려 노려보는 이웃집 고양이에게 큰소리 내어 쫒아보냈습니다. 다행히 그 후론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새 가로등으로 교체해서 좋긴 한데, 새둥지를 없애버려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적당한 곳에 새둥지를 마련해 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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