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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만리포 해수욕장

by Asparagus 201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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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8일 목요일 구름 많은 날

똘지가 3일 휴가를 받았다. 어디에 갈지 아버지랑 연구해 보라고 했더니 오밤중까지 부자가 머리 맞대어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낸 곳은 바로 만리포 해수욕장이다.

1박 2일 하기로 하고 아침 먹고 이것 저것 준비하느라 무려 오전 11시에야 출발했다. 

'야호~ 고속도로가 한산하다.'

'날씨도 흐려서 해수욕하기 딱 좋다.'


'서산 앞바다이다. 바다에 떠있는 기린처럼 생긴 것은 무엇이지?'

서해 대교를 지났다.

'서해 바다에 무슨 공사를 하는건지?'

'서해대교가 무지무지 길다.'

서산 톨게이트를 지났다. 

만리포 해수욕장이 멀지 않았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만리포 해수욕장이다.

오는 길이 한산할 정도였는데 바닷가 도로에는 차 댈 곳이 없다.

해변가도 한산하다.

오늘이 전국에서 가장 무더운 날이라고 했다. 푹푹 찌는 날씨라고 했지만 바닷바람이 비교적 시원하다.

바닷물이 저 멀리 보이고 모래사장이 정말 넓다. 그래서 만리포인가?

해변가에 마주선 아버지와 아들

와 이래 빼빼하냐?ㅠㅠㅠㅠ

빼빼한 부자父子 살 찌우게 한다고 반찬 맛있게 해줬건만 왜 나만 이리 뚱뚱하게 살이 찌는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해수욕장 앞에 즐비한 횟집들 중 한 곳에 들어갔다. 

늦은 점심이어서 전부다 맛있게 보였다.




회가 나오기 전까지 코스로 나온 조개류들. 제일 먼저 해삼을 집어서 먹으려다 혀끝을 깨물었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혀까지 다 깨물어 먹냐?"

똘지 아빠가 놀린다.

혀를 깨물었지만 회가 너무 맛있어 마구 집어 먹었다. 

혀끝 아픈 것도 잊어버리고 가득 담긴 회접시 찍는 것도 잊어버리고...

우럭회가 참으로 싱싱했다. 

날 것을 잘 못 먹으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고 아들이 칠색팔색하는 바람에 매운탕에 회로 나온 키조개살이랑 전복, 가리비 등등 집어넣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해변가로 이동했다. 텐트 치기 귀찮다해서 차 속에서 옷 갈아입고 나 먼저 바닷물로 뛰어들었다.

점심 먹는 사이 그 넓은 모래사장이 밀물이 들어와서 거의 다 덮혀버렸다. 

바다 가운데 두 손 들고 있는 사람, 누구게?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누웠다.

바닷물 수온이  수영하기에 딱 알맞았다.

앞으로 눕고, 뒤로 눕고... 바닷물이 물침대? 매트리스 같았다.





"엄마가 가장 멀리까지 가는 것 같아서 아들 가슴을 졸이게 했다."고 한다. 난 너무 즐거웠는데...

파도타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바다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였다.^^

동해 바다와 물 색깔이 확연히 다르지만 차가운 동해바다보다 수온이 알맞은 서해바다가 수영하기엔 딱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다에 빠져 있었다. 세월 흐른 줄도 자신이 나이 든 줄도 다 잊어버리게 만들어준 바다, 바다가 있어 고맙다. 

이게 무엇?

우유통으로 물받아서 샤워 대충하고 간이 탈의실 텐트 속에서 옷 갈아입었다.


아침에 집 떠날 때 제대로 꼼꼼히 체크하지 않아 계속 마음이 찜찜했다. 거실에 틀어놓은 선풍기를 끄지 않은 것도 같고..... 이런 저런 마음이 결국은 계획한 1박 2일을 포기하고 당일치기했다.


집에 오니 선풍기는 얌전히 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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