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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육사님의 청포도 시를 떠올릴 적마다
'내가 만약 주택에 살게 된다면 청포도 한 그루 꼭 심고 말테야.'
결심하고 또 결심했건만 아직도 청포도는 심지 못했습니다.
시지 않고 당도 높은 청포도, 내년에는 꼭 구해서 심으려 합니다.
청포도 같던 포도가 까맣게 익어갑니다.
이렇게 엉성하게 달린 포도 처음 보았어요.^^
여튼 포도가 맺혀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할 뿐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하면요.
지난 봄에 포도가 자라는 것이 얼마나 신기했는지요.
포도 넝쿨이 죽죽 벋을 때마다 포도 송이가 알알이 맺혀서 올라오더라구요.
'아마 포도송이 다 따면 다섯 박스는 따겠다.'
라는 야물딱진 생각은
'포도넝쿨 아래 거름을 충실히 주는 걸로 하여야겠지?'
그래서 거름을 아낌없이 뿌리고 또 뿌렸습니다. 유기농 퇴비에다가 복합비료 한 움큼까지...
결론은 과다친절? 과다영양으로 포도가 몸살을 하더니만 포도넝쿨 한 가지, 두 가지 서서히 말라서 가버렸습니다. 포도넝쿨에 달린 그 많은 포도송이들도 함께....
가만 두고 포도 자라는 모습 구경하는 것만도 못한 결과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식물이건 사람이건 과잉보호는 절대 금물인 것을 깜빡 잊어버렸습니다. 오로지 포도 많이 따겠다는 결과만 생각했던 어리석음은 두번 다시 겪지 않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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