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하는 17차, 맛도 좋고 마시기도 수월하여서 여행가거나 장거리 외출할 때 구입하곤 합니다. 문득 그럼 나도 직접 17차를 만들어볼까? 생각하다가 우선 일곱 가지 차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록 일곱 가지이지만 직접 심고 채취한 재료들입니다.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에 저에게는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약차입니다. 이 일곱 가지 재료를 키우고 수확한 다음, 볶거나 말려서 만든 차 종류 일곱 가지를 한약재 약첩 형식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약첩 싸기
한지를 주루룩 펼쳐놓고 각 약재를 적량씩 놓습니다.
영지버섯이 좀 더 들어가면 쓴맛이 났고, 측백 씨앗이 좀 더 들어가면 떫떫한 맛이 느껴지고, 결명자가 좀 더 들어가면 물 색깔이 너무 진해졌고....
몇 번에 걸쳐 끓여 먹어보고 그 중에서 가장 알맞은 황금 비율을 찾아내었습니다.
옥수수와 보리 각각 한 숟가락, 결명자와 측백 씨앗 각각 반 숟가락, 둥굴레와 영지 한 숟가락, 나마자 열매 반 개가 입맛에 가장 맞는 비율이었습니다. 2리터들이 도자기 주전자나 유리 냄비에 약불로 30-40분 정도 끓이면 마시기 좋은 차가 됩니다.
보리나 옥수수로 차를 만들어 먹을 경우 향도 구수하고, 납이나 비소 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상당 부분 제거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 가장 먼저 보리와 옥수수를 넣었습니다. 올 가을엔 보리를 좀 더 많이 심어야겠어요. 보리를 베어서 손으로 비벼 수확하는 것이 많이 힘이 들었지만요, 직접 거둔 것으로 이렇게 차를 만들 수 있어서 정말 기분 좋습니다.
다 놓았다고 생각하고 약첩을 싸려고 하니 한 가지 빠졌습니다.
바로 나마자입니다. 왼쪽 고깔모자처럼 생긴 것이 나마자입니다. 나마자는 박주가리 씨앗입니다. 정원에 절로 난 박주가리에서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더군요. 지난 가을에 채취하여 절반 가른 후 말려놓은 것입니다.
나마자를 놓고나서 약첩을 싸려고보니 또 한 가지가 빠졌습니다.
영지 버섯입니다. 영지버섯은 지난해 9월달에 산 속에서 채취한 자연산입니다.
이렇게 일곱가지를 잘 배합하여 차 약재를 쌌습니다.
이름하여 건강 7차입니다.
차 약재에 쓰인 효능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보리차 효능>
소화촉진, 갈증해소, 가슴이 답답한 증상의 해소에 효과적입니다.
<옥수수차 효능>
소화를 돕고 말초 혈관의 확장에 대한 순환계 작용 및 고혈압에 좋다고 합니다.
<결명자차 효능>
결명자차는 이름 그대로 시력을 증진시키는 효능이 있어 가성 근시에 좋습니다. 또한 혈압을 내려주고 현기증, 만성변비, 노인성 변비에 효과적입니다. 간장과 신장을 보호하고 부종을 없애줍니다.
<측백나무 씨앗 효능>
백자인이라 하여 자양강장제로 이름 높습니다.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좋게 하며 대변을 잘 보게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몸이 허약하여 식은땀을 자주 흘리거나 변비, 뼈마디가 아픈 질병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둥굴레차 효능>
장기간 복용하면 안색과 혈색을 좋게 하고, 허약체질, 자양 강장, 구갈, 자한, 식은 땀, 당뇨병, 심근쇠약, 고지혈등에 좋습니다.
<영지차 효능>
비만을 치료하고 고콜레스테롤을 예방하며 오래 복용하면 장수한다고 합니다.
<나마자 효능>
강장, 강정, 양혈, 진해, 감기, 토혈, 신경쇠약, 관절염에 좋다고 합니다.
이십첩 한 상자를 쌌습니다.
정성이 깃든 약차, 추석 선물로 딱이지 않겠어요?
직접 심고 가꾸어서 일년이 걸려 발명한 7차입니다.
약도자기 주전자에 뭉긋한 불로 약 40분 달였습니다. 거름방에 걸러서 마시면?
색깔도 곱고
구수하고 은은한 향기가 나는 한방 약차 완성입니다. 시중 17차보다 더 맛이 진하고 구수하여 제가 만들어놓고도 감탄했습니다.^^
일곱 가지 재료를 모두 포함한 무게 20g입니다.
손으로 대충 집어넣어서 만들지 않고 이렇게 과학적으로 무게를 달고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름 붙여 보었습니다.
한방 건강 칠차.
하루에 몇 잔씩 마셔도 위에 부담가거나 몸에 이상없는, 물 먹고 싶을 때마다 마실 수 있는 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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