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5월달, 똥구리님이 보내준 목련꽃차를 아껴먹는다고 냉동실에 넣어두었습니다. 까마득히 잊어버렸습니다.^^;;
오늘 우연한 기회에 문득 생각이 나서 냉동실을 뒤져 찾아내었어요.
찻잔을 준비해놓고, 물 팔팔 끓여서 목련꽃차 마실 준비를 합니다.
일년 동안 냉동실에 보관해 두었던 목련꽃차 재료, 꽃차는 냉동실에 보관하면 변질 걱정 없고 향기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찻잔에 목련꽃잎 네 개를 넣습니다.
팔팔 끓여 한 김 나간 물을 붓습니다. 금방 끓인 물을 바로 붓지 않는 이유는 꽃 약효가 천천히 잘 우러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노랗게 말라있던 목련꽃잎 색깔이 옅어지면서 찻물이 노랗게 우러나옵니다. 향기도 함께 마셔야겠지요?^^
이렇게 멋진 찻잔을 오늘 처음 사용했습니다.
이 찻잔은 우리 돼지가 저에게 맡겨놓은 것인데요. 십 여년 지난 오늘 이렇게 제 엄마가 먼저 사용해버렸습니다. 등나무 자라는 모습과 등나무 꽃송이가 그려진 금박잔이 오늘따라 더욱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저도 여고 시절 늦은 밤 열시부터 사연과 함께 팝송 등이 흘러나오는 '별이 빛나는 밤에' 프로그램 듣기를 참 좋아했었어요. 그래도 그 프로그램에 단 한 번도 참가해볼 생각조차 못했는데, 공부만 할 줄 안다고 생각한 아들이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했다니...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학창시절은 누구라도 다 비슷하지 않겠어요?
돼지가 고등학교 1학년때였습니다.
어느 날 집으로 커다란 상자 하나가 배달되었습니다. 받는 사람은 울 돼지. 보내는 사람은 별밤
그날 저녁 학교에서 돌아온 돼지에게 물어보았어요.
"너, 이게 뭐지?"
"아, 엄마, 그거... 제가 퀴즈 맞추어서 상 탄 거여요."
"응? 너 언제 라디오 듣고 전화로 퀴즈도 맞추었니?"
"히히... 그런 것 있어요."
그러면서 저에게 이렇게 말하대요.
"엄마, 이 찻잔 제 것이니 잘 보관해 놓았다가 나중 저에게 주세요?"
"응, 알았다. 엄마도 찻잔 많은데 뭐, 이런 시시한(?) 것은 줘도 안한다."
'짜쓱 말이야, 이왕이면 엄마에게 예쁘게 사용하라고 할 것이지...'
내심 조금 섭섭했어요.
그 후, 찻잔은 까마득히 잊어버렸습니다. 제 엄마나 아들이나....
그런데 오늘 문득 돼지가 맡겨놓은 찻잔으로 차를 마시고 싶었습니다.
'돼지야, 너 생각하며 엄마 혼자 차 한 잔 마셨다. 너 목련꽃차 좋아했잖아? 너 오면 이 찻잔으로 우리 다함께 차 마시자.'
목련꽃차 4월에 피는 백목련의 꽃봉오리 말린 것을 신이(辛夷)차라고 합니다. 주로 축농증,코막힘,두통에 좋을 뿐만 아니라, 혈압 강하 작용이 있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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