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인지 잡초밭인지... 나 원 참.!'
호미를 들고 화단과 잔디밭에 풀을 뽑아낼 적마다 혼자 쭝얼거리는 소리입니다.
뽑아도 뽑아도 자라고 또 자라는 잡초들.
난생 처음 내 손으로 화단을 조성할 당시엔 풀도 예사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귀하고 반가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잔디 마당에 절로 난 누운 주름잎도 화단으로 옮겨 심고, 고 귀여운 제비꽃도 한데 모아 심었습니다. 아무튼 잡초라고 분류되는 별별 식물들도 다 화단에 옮겨 주었습니다.
그 잡초가 저에게 대접 받은 것은 꼭 한 해 뿐이었습니다.
왜 잡초라 하는지 겪어보니 알겠습니다.
어떻게 그 한 포기가 그 수많은 씨앗을 만들어 화단 여기저기로 날아가는지...
제비꽃은 가을에 씨앗 주머니가 톡 터지는 순간 산지사방으로 튀어 온 집안을 제비꽃으로 뒤범벅되어 버립니다. 자랄 때 못자랄 때를 가리지 못하니 잡초 취급할 수 밖에요.
누운 주름잎도, 꽃마리도, 개별꽃도, 민들레도, 씀바퀴도 보이는 족족 다 뽑아 내어야 합니다.
'에고, 오늘도 호미 자루 들고 풀이나 뽑아야겠다.'
오엽과 삼옆이 자라는 이구 심
갓 태어난 삼엽 심
아이고, 요긴 저도 꼭 심처럼 보이게 자라는 위장 잡초
소나무 담장 한 구석에숨어 자라는 심밭입니다.
잡초 수준인 바위취, 뽑고 또 뽑아도 어느 틈에 점령해버린 현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 자세히 보니 바위취 속에 숨어 자라는 귀한 식물이 있습니다.
분명코 새가 물어다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심은 적이 없으니까요?
주인공은 바로 이 아이, 삼엽이입니다.
어떻게 바위취 속에서 이렇게 튼튼하게 자라났는지...
개별꽃도 방긋 웃으며 꽃이 피었어요.
심과 나란히 자리잡아 싹 튼 아기 단풍 나무도 보입니다.
단풍나무 씨앗이야 프로펠러가 달려 있으니 바람결에 날아 들었겠지만, 이 씨앗은 분명코 새가 물어다 놓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왜냐하면 감상하려고 심어놓은 멋진 피라칸사스 열매를 새들이 다 따먹어버리곤 하거든요? 새들이 그 보은으로 심심산골에서 자라는 산삼 열매를 먹고 우리 집으로 와서 실례를 한 덕분? 꿈보다 해몽입니다. 좋은 상상은 좋은 일을 불러들이는 일입니다.
주택에서 자라는 산삼 드리러 오세요. 아니 집삼 드시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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