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나리님이 보내주어 뒷동산에 심었던 안동약도라지 21 포기 중 2 포기를 캐보았습니다. 늦가을비가 하도 많이 와서 그 돌덩이같은 뒷산 땅덩이가 흐물흐물해져 있더군요. 곡괭이로 땅을 파니 너무도 쉽게 파였어요. 생각보다 도라지뿌리가 깊이 들어가 있어 마지막은 기합을 가하고 당겼어요.
"얍~"
깊게 박혀있던 도라지가 제 괴력에 힘 입어 쑥 하고 빠져나오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도라지 뿌리 두 개가 이렇게 푸짐합니다. 게다가 저 긴 뿌리 하나도 안끊어먹고 잘도 캐냈지요? 유의태 의원님이 보셨더라면 제자로 받아주셨을지도...
보통 도라지는 뇌두에서 원뿌리 하나에 잔뿌리 여럿인 반면 안동약도라지는 뇌두에 원뿌리가 여럿인 것이 특징인가 봅니다.
도라지 두 뿌리와 대형고무대야를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지 알겠지요?
밑거름을 주고 잘 키웠더라면 지금 크기의 열배는 더 자랐겠지만, 거름기 없는 땅에서 이것만 해도 참으로 대단합니다.
껍질을 벗기니 뽀얀 속살이 너무 어여쁩니다. 찬물에 하루 담구었다가 초고추장 도라지 무침을 해서 먹었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함께 쌉사름한 사포닌 맛이 초고추장과 참 잘 어울렸어요.
잔뿌리들은 떼어서 호박과 함께 오쿠에 원액 내려 먹었습니다. 나리님, 귀한 작물 보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겨울 나리님이 보내주었던 약도라지 모습)
안동 약도라지 새싹들|고운 마음2015.04.22 06:00 씨앗 뿌려 일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데 뿌리가 얼마나 크고 튼실한지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진정 일년된 안동약도라지 모습이라니... 식물도 종류에 따라서 힘이 펄펄 넘친다는 걸 처음 느꼈습니다. |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 > 자급 자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급자족 무공해 식품 - 57. 자색보리 타작 (0) | 2016.07.05 |
---|---|
자급자족 무공해 식품 - 56. 삼년차 붉은감자(홍감자 또는 빨간감자) (0) | 2016.06.22 |
자급자족 무공해 식품 - 54. 표고버섯 수확 (0) | 2015.10.19 |
자급자족 무공해 식품 - 54, 직접 넣은 종균이 자라다. (0) | 2015.10.13 |
자급자족 무공해 식품 - 53, 새싹 채소 기르기 (0) | 2015.08.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