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꽃을 만나고 만 2년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감개가 무량합니다.
꽃은 아주 조그맣게 피어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 어여쁜 구석이 있습니다.
아래 느닷없이 나타난 보라구슬 보세요.^^
2009년 가을에 구입하여 겨우내 집안에서 월동시켜 이듬해 봄에 바깥에 내어서 키웠습니다.
여름내내 잘 자랐는데 집을 비운 사이 물을 먹지 못해 아사직전이었던 2010년 10월 30일 모습이래요.
조롱조롱 매어달린 보라구슬을 받아두었다가 씨앗으로 번식시킬 줄은 정말이지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말라버린 지상부는 잘라서 버리고, 화분을 겨우내 집안에 들여놓았다가 봄되면 다시 바깥으로 내보내며 키웠습니다.
그런데요.
2015년도 가을에 보라님에게 씨앗을 보낸다고 열 개 정도 처음으로 받아두었답니다.
(받아두기만 하면 뭘해요? 까마득히 잊어버렸습니다.ㅠㅠ)
2009년부터 키웠던 그 보라구슬이, 2016년 봄이 되니 화분에서는 더이상 새싹이 나지 않더군요.
얼마나 애석하든지...
사실 이웃분들에게 해마다 나누어 드렸습니다만, 단 한 분도 월동시킨 분이 없었기에 안타까움이 더 했지요.
방 청소를 하다가 보라님에게 보내드리겠다고 챙겨둔 보라구슬 씨앗 봉지를 발견했어요.
(잠깐!
보라님아,
보라구슬 달라고 하셨던 그대가 참으로 어여쁩니다.^^)
그게 바로 지난 해 2016년 8월 이맘때쯤이었습니다.
말라버린 보라 열매를 화분에 뿌려두었습니다.
한 달 후쯤 이끼처럼 바글바글 자라는 새싹을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도무지 자랄 것 같지 않은 보라구슬이 일년 반만에 드디어 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누운 주름잎 닮은 꽃이 지고나니 청열매가 맺히기 시작합니다.
익으면 이렇게 어여쁜 색상의 보라구슬이 만들어져 잎 위에 얹힌 듯이 맺혀 있어요.
비어진 난 화분 길이가 모자라는군요?
그래도 멋진 모습이지요?
보라 구슬 색으로 완전히 착색되면 다시 찍어볼 게요.^^
늘어지는 식물을 키우는 화분에 심으면 더 운취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원에 초대된 보라구슬|실내 식물2015.08.29 06:30 늘어지며 자라는 모양이 아름다운 덕분에 보라구슬이 정원 테이블을 마주하고 저랑 나란히 앉았습니다. 애완동물보다 더 순종적인 애완식물, 물만 주거나 어쩌다 특식으로 영양제 조금만 주면 이렇게 어여쁨을 선사하니 어찌... |
자주구슬초(보라구슬)|실내 식물2015.09.02 06:00 올해도 역시나 어여쁘게 잘도 자랐습니다. 설명 필요 없지요? 소나무 허리에 기대어 자라는 보라구슬이 참으로 편안하게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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