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쁘게 자란 땅콩호박을 몇 개 수확했습니다.
단호박의 일종인 땅콩 호박은 땅콩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버터향이 난다고 버터넛 호박 또는 땅콩 단호박 이라고도 불리며 당도가 14~15브릭스입니다.
땅콩 호박에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식이섬유가 많아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꾸준히 섭취하면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손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다양한 영양 성분으로 이유식이나 카레, 스프 등 각종 요리 재료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땅콩 호박은 2013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었다고 하는데, 저는 2016년 가을에 보라님이 씨앗 6알을 보내준 덕분에 심게 되었습니다.
땅콩호박 4형제를 주방 창가에 나란히 눕혀서 후숙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밭에서 더 익게 두어야하는데, 손탈까보아 미리 딴 것입니다.
한달 이상 낮 온도 33-37도가 지속되는 고온과 가뭄이 겹쳐 호박 줄기가 도통 벋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밭 가장자리는 승용차가 한대 지나갈 수 있는 소도로변입니다.
매일 새벽마다 집에서 물조리에 물을 담아 호박밭에 주고 있습니다.
호박줄기가 길가장자리로 벋으며 넝쿨이 벋어갑니다.
제가 흘린 땀만큼 이렇게 싱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길을 오가며 애호박이 자라는 것을 눈독들이다가 적당한 크기일때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나무위로 아침 햇살이 비쳐주는 우리 밭은 단지 주변 전체로 고화질 CCTV가 작동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다섯 대가 우리 밭을 비추고 있습니다.
단지 입구에 3 대가 있고, 쓰레기 분리수거 장소에 두 대가 있습니다.
우리 밭 뿐만 아니라 밭 건너편에 있는 마을까지도 범위 넓게 찍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농산물 도둑이 모른단 말인 거지요.
이 무더운 날 매일 매일 애호박 따먹겠다고 물을 갖다 부었더니 어여쁜 애호박에 세 개나 맺혔습니다.
일주일째 되던 지난 토요일 낮에 수확하러 밭에 갔더니만, 아 그 농산물 도둑이 어여쁜 것 두 개를 홀라당 따 가버렸대요.
이번 한번이 아니고 지난 해도, 저지난해도, 저저저저 지난해도....
제가 밭을 가꾸던 그 해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해마다 이렇게 제가 애써 가꾸어 놓으면 애호박을 또옥 또옥 따가는 것입니다.
농산물 도둑이 따갈까보아 호박잎으로 덮어놓았습니다.
세 개 중 못난이 애호박은 호박 덩굴에 완전히 가려져 있었던 덕분에 제 식탁에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만큼은 너무도 속상해서
우리 단지내 경비실 CCTV 모니터를 작동해서 농산물 도둑 얼굴을 확인해 볼까?
아니면 파출소에 신고해 버릴까?
CCTV 작동하여 농산물 좀도둑을 확인하다가 1%라도 혹여나 내가 아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게 어떻게 말하며 앞으로 내가 그 사람 얼굴을 어떻게 볼 것인지...
또 파출소에 신고하면 이 무더위에 경찰관들이 얼마나 골치가 아플까나?
고심에 고심을 하다가 한번 더 덮어주기로 했습니다.
농산물 도둑님!
CCTV가 있다는 걸 아세요.
그리고 며칠전에 따간 애호박 두 개, 정말 맛있었지요?
같이 시골사는 처지에
땅이 없으면 남의 농산물에 손대지 말고 화분에라도 한 포기 직접 심어서 수확하는 기쁨을 한번 누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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