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태풍 솔릭이 온다는 뉴스를 접하고 배추 모종 심는 것을 태풍 지나간 후로 늦추었습니다.
심어놓은 배추 모종이 폭우에 다쓸려내려가는 상상을 하니 도저히 심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께 새벽까지만해도 태풍의 예상 진로는 바로 우리 마을 한가운데를 통과하여 지나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정원석에 올려놓은 다육이 화분들이 바람에 날아갈까봐 마당벽쪽으로 붙이고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태풍은 고맙게도 진로를 남쪽으로 틀었다고 하더니 너무도 싱겁게 가버렸어요.
그 덕분에 아침 7시부터 9시 30분까지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많이도 내리지 않고 옷 젖기 딱 좋을만큼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8월 8일날 모종판에 직접 씨앗을 뿌려서 키운 모종입니다.
태풍 올라온다는 전전날 찍은 구름 모습입니다. 용머리 닮은 모습이 신기하였습니다.
처음엔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에 시커면 괴물이 보여서 깜짝 놀랐더랬어요.
저렇게 시커먼 구름을 태풍이 바람과 함께 몰고와서 폭우를 쏟으면 어떻게 할까?
몇 며칠 걱정으로 인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어요.
구름도 가고 비도 가늘게 가랑비처럼 내려 안심하고 한 포기 한 포기 심었습니다.
미리 만들어놓은 비닐 덮은 이랑 속은 비가 침투하지 않아서 흙먼지가 풀풀 났습니다.
좁은 모종판에서 넓은 밭으로 이식해주어 고맙다는 듯, 배추가 방긋 웃는 듯 합니다.
벌써 벌레가 맛을 보고 있군요.ㅠㅠ 그래도 해마다 무농약을 고집합니다.
긴긴 가뭄인 올해 의외로 땅콩이 참으로 풍성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까치눈을 피해 땅콩 모종에 이렇게 일회용 컵을 덮어서 매일 물을 길러다 부어주며 키운 것입니다.
한 포기도 까치에게 빼앗기지 않아서 더욱더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벌레를 손으로 잡아준 덕분 가지잎도 싱싱합니다.
강풍이 불면 밭에서 이리저리 뒹굴거릴까보아 미리 수확했던 사과참외입니다.
전국민을 애태우게 만든 태풍이 무사히 한반도를 빠져나가 참으로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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