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하는 숲길에서 버섯군락을 만났습니다.
제가 공부한 것도 식용버섯이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버섯도감을 다시 찾아보고, 야생버섯 채취하러 다니는 분들에게 물어보며 거듭거듭 확인했습니다.
독버섯인지 식용버섯인지요.
식용버섯 맞습니다.
크기가 10원에서 100원 동전만하니 채취하기에 손이 아주 많이 가는 버섯입니다.
난생 처음 시식하려고 마음 먹었으니 숫자로 헤아려 50개만 채취했습니다.
점심때 요리를 해서 식탁에 올리니 남편이
"저리 치워."
이러는 겁니다.
"왜? 죽을까봐?"
"응."
"아이고, 마눌을 못 믿다니... 그럼 나만 먹고 죽을 게."
한 접시 야생 요리가 얼마나 맛이 있는지 정말 먹다가 죽어도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 지난 어제 다시 산에 가서 하나 하나 채취를 했습니다.
갯수로 무려 500개 채우고 집에 왔습니다.
애기밀버섯을 끓는 물에 소금 한 스푼 넣고 데쳐서 물에 담궈놓습니다. 수시로 버섯 담근 물을 따루어내고 우려냅니다.
하루 물에 우려낸 버섯을 꼭 짜서 두번째 버섯 볶음 요리를 했습니다.
재료
집에서 기른 청계닭가슴살 약간
자급자족 텃밭 야채- 당근, 애호박, 마늘, 감자를 채썰었습니다.
들기름을 두르고 이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볶아 접시에 담았습니다.
더운 여름날 땀 뻘뻘 흘리며 정성스럽게 요리하여 식탁에 올려놓으니
아니? 이 인간이 또
"저리 치워라, 안 먹는다."
이러는 겁니다.
으, 저만 먹었습니다.
아주 맛있게요.
ㅠㅠ
그래도 남편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을텐데...
저 안죽었으니 이 글 쓰잖아요.
야생독버섯 함부로 채취하여 먹고 죽을만큼 어리석은 마눌이 아닐텐데, 여지껏 살면서 저를 못믿어주는 남편이 야속하옵니다.
밀꽃애기버섯은 너무도 크기가 작아서 채취하기도 힘드니, 버섯 따러 다니는 사람들에게조차 외면받습니다.
담백하고 송이향이 나는 버섯맛에 저는 반했습니다.
시간나면 또 채취하러 가야겠어요.
참, 밀꽃애기버섯 효능이요?
항종양, 콜레스테롤 저하 등에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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