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삼 년 전 이맘때 제라늄 화분을 구입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때 갔던 화분 공장을 다시 가보기로 했습니다.
예전 메밀막국수 먹었던 집에도 다시 가기 위해 점심 즈음에 집을 나섰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 찾아간 곳은 남사면 길가에 있는 막국수 전문집입니다.
우리는 먹는 것이 항상 대비됩니다. 물과 비빔.
다른 것 추가시켜 먹기엔 메밀막국수 양이 너무 많았습니다.
사 년 전 그때 그 주인은 여전히 카운터에서 흥겹게 자리를 지키고, 코로나 확진 환자가 다시 숫자를 불려 전국이 시끄러운 요즘이지만 손님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바글바글하였습니다.
화원을 상대로 대량 구매하는 공장이어서 개인에겐 판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찌어찌 적합한 크기의 플라스틱 화분 한 박스를 겨우 찾았습니다. 최저 단위가 무려 일백 개입니다. 개당 300원, 일백 개 3만 원에 구입하였습니다.
http://blog.daum.net/jmh22/17207771
남사면 길가에 죽 늘어선 화훼 농장들 몇 군데를 살짝 구경했습니다.
수국만 전문적으로 키우는 화훼농장
신상품 에키네시아들
네 번째 화훼 농원인, 간판도 허술하고 입구도 허전(?)한 농원에 들어갔습니다.
아, 그런데...
세상은 참 요지경입니다.
이 허술하게 보인 농원 안에는 갖가지 관엽 식물들이 즐비했습니다.
한참 있다가 나타난 젊은 사장님은 칼라디움을 찾는다는 나에게 너무도 친절하게 대해 줬습니다.
"칼라디움을 찾는 분이라면 화초에 대한 경지가 상당한 분이신데요?"
칼라디움이 있는 곳으로 가는 중, 화분 구입하기 위해 남사면까지 왔다니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공장에서 판매하는 그런 플라스틱 화분은 자기 집에 아주 많으니 언제라도 와서 공짜로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아니? 이런 경우도?
구입한 화분 일백 개를 공장에 다시 가서 반품하려다가 그냥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십여 년 키웠던 폭죽초를 보내버렸는데, 마침 눈에 띄어 한 포트 구입했습니다. 3,000원
http://blog.daum.net/jmh22/17206790
시계초 꽃과 백 가지 향이 난다는 백향과 열매
키우고 싶었던 칼라디움 중 세 종류
구입한 플라스틱 화분에 분갈이하고 전시해 보았습니다.
칼라디움 세 종류 이만 삼천 원.
상토 일만원
폭죽초 삼천 원
백향과 이만 원
화분 삼만 원
점심 만오천 원
오늘 반나절 외출에서 쓴 금액은 십만천 원입니다.
십만천 원으로 행복을 샀습니다.
플라스틱 화분에 심을 제라늄을 생각하니 행복합니다.
그리고 화분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찾아오라는 젊은 농원사장님을 알게 되어 더더욱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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