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 결혼 5주년 기념 제주여행 둘째 날
2022년 7월 13일 수요일 날씨 오전 구름
2015년도에 우리 동네 포니클럽에서 승마를 조금 배웠다.
일주일에 두번씩 평보 -속보(좌속보, 경속보) -구보 순으로 배웠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평보는 천천히 걷기 수준, 속보는 빨리 걷기 수준, 경속보는 조깅 수준, 구보는 달리기이다.
(평보 : 분당 110m의 속도, 속보 : 분당 220m의 속도, 구보 : 분당 320m의 속도)
구보를 배울 땐 스릴이 있었다. 말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허벅지를 말등에 딱 붙이고 달리고 나면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근육통이 왔던 기억이 난다.
말을 세울 땐 "워워~"하면서 고삐를 약간 당기면 제자리에 선다.
오늘은 세상 만사 다 잊고 숲 속에서 명상을 하고 싶었다. 평보로 숲 속을 두 시간 거닐며 말등에서의 명상이라니... 교관이 선뜻 응해 주었다. 교관이 앞장서고 우리 부부는 뒤따라 숲 속으로 들어갔다. 말이 참 순하다.
말 위에서 시선을 저 멀리 하여 천천히 걷기
숲 속에 동백나무가 참 많았다. 동백꽃이 피었을 땐 참 운치가 있겠다.
'앗? 東이 뒤따라 오더니 어느새 앞장서 버리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숲속길
사람은 그 폼이 그 폼이지만 말 다리 포즈는 다 다르다. 왜? 걷고 있는 중이니...
"우와, 여긴 아주 넓은 들판이네?"
"東아, 우리 여기서 말 달리기 한번 해 봐?"
"교관에게 허락 받아야... 우리 수준보고 못하게 할 걸?"
"그라머 하지 말지 뭐."
구보로 빨리 달리는 맛도 있겠지만, 숲 속 길을 천천히 걸으며 지난 인생을 반추하는 것도 좋았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유유자적한 적이 언제 있었던가?
천천히 함께 가준 교관에게 무한 감사함을 보내며...
고삐 당기는 대로 말 잘 들어준 말들도 고맙다.
말 등에서 두 시간, 언제 시간이 흘렀지?
제주 올 적마다 승마장을 바꾸어 보았는데 오늘 코스가 제일 멋있었다.
어리디어린 교관의 나이는 방년 20세라고 했다. 우리 부부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어서 보내준 것에 너무나 고맙다. 브리더스파크 희망홀스 승마클럽의 무궁한 발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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