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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제주탐사 Exploration of Jeju Island

제주 여행 6-만차 된 영실 주차장

by Asparagus 202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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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급 결혼 6주년 기념 제주여행 셋째 날

2022년 10월 31일 월요일 날씨 맑음

한라산 국립공원 영실 가는 도로 입구에 들어설 때까지도 몰랐다. 오분이면 도착하리란 느긋한 마음으로 주변 풍경을 즐기며 차를 천천히 몰았다.

파란 하늘과 맞닿으려는 듯한 나뭇가지들은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으며 가을 색채를 만들어 놓고,

주변은 개미새끼 한 마리 다니지 않을 정도로 한산 그 자체였다.

불타오르는 가을이 아름답구나.

차창 속으로 들어오는 공기 또한 머리를 맑게 해 준다.

'아, 멋진 풍광이여!'

감탄하며 앞을 보니 깜짝 놀랄 일이 눈앞에 벌어져 있었다.

'이런? 어떻게 이런 일이? 어디에서 저 많은 차들이 언제 다 와있었단 말인가?'

만차, 무려 30분에서 한 시간을 차 속에서 기다려야 하다니...

차 이동 속도가 느리게 걷는 사람보다 더 느리다.

이런 사태를 보고 빼도 박도 못한다는 표현...

인내심을 가지고 차 속에 있기보다 운전대에 東만 남겨두고 차에서 내렸다.

차들이야 천천히 가든 말든 그냥 여기 이 자연을 즐기면 일이 풀릴 거야.

길가의 나무공이를 만났다. 이 모습은 일종의 나무암이다.

이런 암덩어리를 달고도 씩씩하고 기운차게 살아가는 참나무를 바라보며 인생사를 생각했다.

저 많은 차들 중 먼저 들어온 차가 구경을 다 하고 한 대씩 빠져나가면 한 대씩 들어간다.

짜증 낼 일이 아니다, 주변을 걸으며 따뜻한 가을 햇살을 즐겼다.

차량 통행을 관리하고 있는 분은 한 곳에 서 있느라 다리 아프겠다.

한 시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영실로 차를 몰고 들어섰다.

거 참 신기하네?

그 많던 차들은 다 어디로 가고 다시 한적한 도로라니...

이 멋진 숲 속엔 우리 부부만 있는 줄 착각하며 드라이브를 즐겼는데...

아, 다시 만난 수많은 승용차들이라니...

한 나절 걸려 영실 입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우리 뒤로도 끝없이 밀려있는 차를 생각하면 이 정도쯤 기다린 것이야 행복하지 않은가?

일요일도 아닌 월요일 평일에도 이렇듯 관광객들이 몰릴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여기 온 사람 모두가 우리 부부처럼 퇴직 후의 노익장들만 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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