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 결혼 6주년 기념 제주여행 셋째 날
2022년 10월 31일 월요일 날씨 맑음
내 몸 상태를 생각해 보자. 석 달이나 무릎 아프고 난 뒤끝이 아닌가? 통증에서 벗어난 지 기껏 닷새 되었다. 그러니 오늘 산행은 무리이다. 조금만 걷다 오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계단을 올랐다.
앞서 가던 東이 뒤돌아보며 다시 한번 손짓한다.
영실 소나무 숲은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숲이라니 소나무 군락들이 달리 보였다.
소나무 발치에서 자라는 조릿대들도 자유롭게 보인다.
침엽수와 활엽수들이 섞여 잘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숲이다.
사람 발길 닿지 않는 자연 풍경을 가까이에서 본다는 것은 행운이다.
영실 탐방로는 나무목으로 계단을 잘 만들어 놓았다.
무릎에 하중이 갈까 싶어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 속이 왜 이리 거북하지?
걸으면서 가슴이 답답해 왔다. 우리 이 남자는 저 먼저 앞서가서 마눌 상태가 어떤지 관심 없다.
숲은 사람이 아닌 동물들의 은신처가 맞다. 이 좋은 자연환경에서 자유롭게 잘 살아가길...
아구야, 사진을 보니 기껏 0.7킬로미터 정도밖에 걷지 못했다.
나무도 오랜 세월 지쳤나?
혼자서 누워 자라고 있는 저 나무는 무슨 수종?
나무 등걸 두 개가 갈라지고 휘어지며 함께 의지하다가 붙어 연리목이 되어버렸다. 저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다행이다.
탐방로로만 다니라고 줄로 막아놓았다.
병풍바위와 단풍나무가 조화롭게 어울린 풍경 그림
한참을 오르니 나무 사이로 병풍바위가 보인다.
지금 이 다리로는 저 병풍바위까지 간다는 것은 무리겠지?
바라보고 또 바라보다가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내려가자니까 더 올라간다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병풍바위까지 0.7킬로미터를 남겨두고 그 자리에 앉아버렸다.
이다음에 다시 올라가면 되겠지
그만 하산합시다.
올려다보는 병풍바위도 멋있구먼...
미련 없이 뒤돌아 걸어 내려왔다. 내려갈 땐 발걸음이 왜 그리 가벼운지...
주차장에서 차를 찾아 다시 왔던 길로 드라이브하다.
신기하네? 그 많은 차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을이 물들어가는 풍경은 참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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