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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탐사 Plant Exploration/실내 식물

나도샤프란, 분홍나도샤프란, 제피란서스, 꽃말

by Asparagus 202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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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과의 구근식물이며 다년생입니다.

학명 Zephyranthes Candida  

붓꽃과의 크로커스 일종인 '샤프란'과 비슷하다 하여 '나도샤프란'이라고 부릅니다.
중부이남에선 노지월동한다고 하지만 겨울에는 실내에 들여놓고 키워야 합니다.
꽃은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여름이 끝나가는 초가을까지 끊임없이 꽃대를 올립니다.

 

올해는 이상하게 꽃대가 한 개씩 올라와서 선보여 줍니다. 꽃대 하나가 올라와서 시들면 또 다른 꽃대가 올라오고... 이런 식으로 기분 좋게 해주는 식물입니다.

나도샤프란 꽃말 '희망, 기쁨, 재생'입니다.  꽃말도 참 좋습니다. 기쁨과 재생에는 늘 희망이 뒤따르겠지요?

색상이 참 깔끔하지요?

꽃대 한 송이가 길게 올라와서 피어나서 더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2021년 여름에는 이런 모습으로 피어났어요.

 

분홍나도샤프란-제피란서스 카리나타

2020년 6월 15일 주로 분홍나도샤프란으로 불립니다. 기생란이라고도 합니다. 이름에 란이 붙었지만 난 종류가 아닙니다. 학명 : 제피란서스 카리나타(Zephyranthes carinata) 원산지 : 멕시코 분류 : 수

jmh22.tistory.com

 

<분홍나도샤프란하면 떠오르는 이야기 셋>

이야기 하나

대학교 갓 합격했을 때입니다. 합격 소식이 동네에 소문나자마자(아직 고등학교 졸업도 하지 않았는데) 동네 아줌마들이 과외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개인과외교사를 했습니다. 이 분홍꽃을 만난 것은 바로 이맘때였어요. 부잣집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난 화분에서 피어난 분홍꽃 한 송이, 난생처음 만난 그 분홍꽃이 얼마나 고왔던지 눈물이 다 글썽거려질 정도였습니다. 

 

모 주택은행 지점장 집이었으니 아마 아주 고가의 난일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그리고 맘 속으로 '나도 나중 어른이 되면 그 비싼 분홍 난 꼭 구입하여 키워야지, ' 생각했습니다.

 

이야기 둘

비쌀 거라고 짐작했던 분홍꽃은 다년생 화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결혼하고 나서입니다. 난도 아니고 고가 식물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가슴설레이게 했던 그 분홍꽃이 어느 날부터 막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낳고 키우며 고된 시집살이 하면서 이깟 꽃이 무슨 대수람? 하며...( 더 깊은 제 맘 속엔 시모가 저 꽃을 좋아했다는 사실로도 꽃이 싫어졌습니다.)

화분째 분홍꽃을 꽃 좋아하는 이에게 줘 버렸습니다. 그리고 말했어요.

나중 제가 키우고 싶을 때 알뿌리 몇 개 떼어달라고....

해마다 초여름이면 저에게 꽃 핀 모습을 전화해주며 좋아해 주대요.

어느 해부터 그 분홍꽃을 다시 키우고 싶었습니다.

몇 뿌리 떼어 달라고 하니 단칼에

"안돼, 내가 얼마나 아끼는 꽃인데... 그리고 뿌리 떼어내면 죽어버릴지도 몰라."

'이런 배반을?...'

 

어제 집안에 들여놓고 꽃 감상을 하다가 문득 그 분이 생각나서 전화했습니다.

"제가 드린 꽃 잘 키우고 계시지요?"

"아이구, 그 꽃 보낸 지 몇 해 됩니다. 알 뿌리 떼어 달라고 할 때 못 드려 미안했어요."

"저에게 또 있어요. 나중 기회되면 몇 뿌리 드릴 게요."

 

이야기 셋 

다시 이 분홍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십 년 흐른 다음에야 이름을 알았습니다.

도개온천 앞 음식점에서 난 화분째 얻은 분홍 나도샤프란에 대해 회상해 봅니다.

2007년 이맘때쯤이었습니다. 직원 회식을 했습니다. 도개 온천이 있는 산자락에 자리 잡은 그 음식점은 온갖 식물들로 화원을 멋있게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통나무와 황토로 독특한 건축을 한 음식점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 혼자 자리에서 빠져나와 정원을 감상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이런 나를 보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꽃을 좋아하시나 보네요."

"꽃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요? 음식점 하시며 이 많은 꽃들을 가꾸시니 참 대단하세요."

했더니 마음에 드는 꽃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을 좋아하고 키울 수 있겠다는 사람에게는 나누어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키우는 행복만큼 나누어 주는 행복도 크므로... 대형 화분에 심어 놓은 샤프란 다섯 포기를 숟가락으로 뽑아 주다가 위 사진에 심어 놓은 샤프란도 화분째로 주었습니다. 다섯 포기는 꽃을 좋아하는 교장 선생님께 드렸습니다. 

'지금까지도 저처럼 잘 키우고 계실까? 음식점도 잘 되고 있을까? 시간 나면 화원 같았던 음식점에 한번 들러 보아야겠다.'

처음 음식점 찾은 손님에게 어떻게 그렇게 선뜻 꽃을 나누어 준다고 했는지 그 주인아주머니 근황이 정말로 궁금합니다.

 

어쨌거나 전 그 세 포기를 지금까지 키우며 몇 분에게 나눔 해 드렸습니다. 해마다 번식도 잘하니 앞으로도 물론 나눔 해 드리려 합니다. 몇 년 뒤 위 난 화분은 농부 아내님에게 보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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