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일요일 흐림
지난 목요일 밤, 목구멍이 자꾸 따가워 잠을 설쳤다. 일어나자마자 소금물로 가글을 해서 입속을 헹궜더니 덜 따가운 것 같았다. 점심 간단히 먹고 집 앞 유황 온천 사우나에 갔다. 유황온천을 애용할 때마다 집 앞 5분 거리에 있는 것이 참으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사우나를 마치고 집에 오니 피로가 다 풀린 듯한 개운함이 온몸을 감싼다.
그런데, 한 치 앞을 못 내다본다더니 밤이 되자 목구멍이 다시 따가워왔다. 소금물로 가글을 하니 목구멍 쓰라림이 극심했다. 게다가 한 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그 바람에 잠 잔 시간이 겨우 두 시간, 말하자면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아침 7시, 예약해 두었던 세브란스병원에 가서 정기 혈액 검사를 했다. 9시 50 분, 주치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정기 혈액검사 하고 나면 건강관리를 잘한다고 칭찬 들었는데... 목 속을 들여다보시고 많이 부었다고 했다. 감기약 처방을 받았다. 집에 오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웠다. 만 하루 비몽사몽 정신을 놓아버렸다.
밤새 따갑던 목구멍은 차츰 덜 따가워졌고 뭔가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옛날 고모님들이 친정에 오시면 엄마는 골 미운다고 찹쌀 미역 수제비를 자주 끓여 대접하셨다. 그때 먹었던 찹쌀 수제비가 생각나는 것이다.
점심때 기력을 차려 찹쌀 새알심이 들어간 미역국을 끓였다.
황태를 넣고 끓여 놓은 미역국에 찹쌀 새알을 만들어 넣고 들깨가루를 풀어서 한소끔 끓였더니 먹음직한 찹쌀 미역 수제비가 되었다.
실로 수년 만에 끓여본 음식이다.
내가 끓였지만 친정 엄마가 끓여 준 듯 맛이 좋았다.
두 대접이나 먹고 나니 기운이 생겨나는 듯하다.
올해는 내 인생에 있어 가장 바쁘고 분주하게 보내느라 아플 틈도 없을 줄 알았는데 일 년의 끝자락에서 며칠 덜컥 아파보니 건강이 새삼 고맙다는 것을 느낀다.
아침부터 대부분 텔레비전 채널에서 전남 무안 국제공항 항공기 사고 소식으로 가슴이 우울하다.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추락했다고 한다. 원인은 조류 충돌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생존한 승무원 두 명의 생명은 그야말로 기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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