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두유를 계속 사 먹었다. 편하고 맛도 좋다. 문제는 당 함량이 8~10 %로 너무 높다.
지난번 친구들 모임에서 숙이가 집에서 직접 두유를 만들어 마신다고 했다.
콩을 씻어 넣고 일정 시간 되면 두유가 다 되어 있어 마시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 그렇게 쉽게 두유를 만든다고? 난 왜 그런 조리기구가 있다는 것도 몰랐지?"
"하하, 그건 네가 홈쇼핑 등 선전에 관심 없어 안 보니 그렇지."
"그렇구나. 집에 가면 당장 사야겠다."
인터넷으로 두유제조기를 검색하니 별별 제품이 화면에 가득 펼쳐졌다.
'어느 것 사지?'
둘째 아들이 분리형 마이아 마이쿠커 두유 제조기를 구매해 주었다.
윗부분 용기를 떼어내어 주방용 세재로 깨끗이 씻고 식초를 탄 물로 끓여 버리고 두유 만들기를 해보았다.
용기에 쥐눈이콩 두 큰 술을 넣고 물 500 ml를 부었다. 버튼을 눌렀다. 다이얼을 돌리니 두유 코스가 나왔다. 버튼을 다시 누르니 작동이 되었다.
두유 완성 되기까지 25분이다.
중간중간 콩 가는 소리가 적막한 집안을 시끄럽게 했다. 말하자면 소음이 좀 심했다.
그렇지만 두유를 만드는 중임을 알려주는 것이니 소음도 기분 좋게 들렸다. 정확히 25분 후 두유가 완료되었음을 알려 주었다.
콩거품이 가득한 두유제조기 내부
쥐눈이콩 두유를 컵에 따루었다.
어쩌면!
정말 구수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웠다.
내친김에 대두로 한번 더 만들었다.
25분 후, 곱게도 잘 갈려졌다.
컵에 따루어 마시며 옛 추억에 잠겼다.
옛 추억
1967년 1월 어느 날,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러 갔다. 몸과 마음을 꽁꽁 얼게 만든 1월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 시험을 무사히 마쳤다. 운동장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포장마차들이 있다. 어묵과 떡볶이를 판매하는 포장마차와 콩을 갈아 만든 콩물 포장마차 앞에는 수험생 엄마, 아버지들과 수험생이 서서 먹고 있다. 나도 수험장에 오신 아버지를 찾아 콩국을 마셨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콩물이 어쩌면 그리도 구수한지...
기계가 만들어 준 콩물 한 컵을 앞에 놓고 보니, 어느새 반세기도 훌쩍 지난 그 옛날의 추억 한 장면이 어제인 듯 눈앞에 생생히 펼쳐진다. 그리운 아버지 모습과 함께...
아들아, 두유 제조기 사줘서 고마워. 매일 두유 잘 만들어 먹을게
숙아, 정보 고마워. 너 덕분에 앞으로 건강한 두유 만들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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