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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9일 금 맑음
아침에 창문을 여니
"쭈쭈, 쭈쭈"
참새만큼 조그마한 텃새가 앙증맞게 쫑쫑거리며 고 조그마한 부리로 잔디밭을 헤집다가 자귀 나뭇가지에 앉아 쭈쭈거린다. 인터넷 검색으로 우리 나라 텃새인 “붉은 뺨 멧새”라는 이름을 알아내었다.
낮에 햇살이 비치니 매섭던 겨울날씨가 참으로 포근하다고 느껴져서 마당을 왔다 갔다 했다. 붉은 뺨 멧새 다섯 마리가 내가 서 있는데도 홍단풍 나무로 포르르 날아든다.
'어? 이 녀석들이? 사람을 겁내지 않네?"
홍단풍 나무에 앉아 나와 눈이 마주쳐도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난 번 전지한 홍단풍 나무에서 수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녀석들은 흘러내리는 수액을 고 조그마한 부리로 쪼아대며 목을 축이고 있었다.
멧새에게 말을 걸었다.
"반갑구나. 입이 녹슬 뻔했는데 너희에게 말을 붙여볼까? 자주 놀러 오렴. 수돗가에 너희들 마시라고 대야에 물도 담아 놓았단다. 앞으로 우리 친구하자."
새들은 내말을 알아듣지 못했나보다. 한참을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포롱포롱 날아다니더니 그만 모두 다 날아가 버렸다.
동쪽, 남쪽, 서쪽으로 난 창문따라 고개를 돌리는 수선화. 수선화도 해를 따라 해바라기 하는 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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