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5일 화요일 흐림
매주 월요일-목요일 밤 8시 50분부터 40분동안 EBS 채널에서 문학인, 음악인, 감독인 등등이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나레이션으로 설명해 준다. 퇴직 후 세계 여행을 꿈꾸고 있는 나에게 너무나 고맙고 귀한 선물이다. 오늘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서 자라는 바오밥나무를 만났다. 우리 나라에는 아직 없는 줄 알았는데, 한택식물원에도 있다고 한다. 이번 여름방학때 꼭 한택식물원에 가서 바오밥나무를 만나야겠다.
몇 년 전 TV에서 바오밥나무의 생태를 시청한 적 있다. 우기가 되면 최단 시기에 꽃 피우는 모습이 너무나 장관이었는데, 그때는 왜 디카로 찍을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지금 생각하니 너무나 아쉽다.
아래 사진들은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쯤에야 '아차!' 하며 다급히 디카를 꺼내어 TV화면을 재빨리 찍은 것이다.
세상에는 이상하고 신기한 것도 많지만 이 바보밥나무처럼 자라는 나무가 또 있을까? 어쩌면 나무뿌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서 있을까? 싶은 저 형상이라니...
바오밥나무의 진짜 뿌리는 어떻게 벋어가며 자랄까? 저렇게 거대한 나무의 수령이 보통 1000-5000년까지라는데, 나무 뿌리를 관찰해보려면 장정 몇 명이 얼마나 오랫동안 땅을 파면 그 실체가 드러날까? 아직 TV에서 한번도 나무뿌리는 보여 준 적이 없다. 오늘 내용 중 1400년 된 바오밥나무가 말라 죽어서 넘어져 있는 것을 보여 주었는데, 이 다음에 혹 또 촬영을 계획하는 PD가 있다면 부디 바오밥나무 뿌리도 좀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바오밥나무는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제 모든 것을 나누어주었다. 두꺼운 껍질을 벗기고나면 새하얀 속살이 나온다. 보통 나무들과 달리 바오밥나무속은 온통 섬유질이 가득하다. 이 섬유질을 세로로 잘게 찢어서 노끈도 만들고 각종 그릇도 만든다. 거대한 나무이니만큼 마을의 주민들이 다 모여 들어 필요한 만큼 나누어 가져가는 것이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
1974년, 대학 1학년때 '어른을 위한 동화-어린 왕자'라는 책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바오밥나무가 참으로 궁금했다. 소행성 B612. 어린 왕자가 사는 그 행성에는 한 그루의 장미꽃과 세 개의 화산이 있다. 장미꽃에 물을 주고 화산을 청소해 준다. 바오밥나무가 무성해지면 그 뿌리로 인해 작은 행성이 파괴될까 싶어 싹이 트면 뽑아버리곤 한다. 싹이 틀 때는 장미나무인지 바오밥나무인지 잘 관찰하지 않으면 쉽게 구별할 수 없다고 했다.
세월이 가면 작가는 가도 작품은 남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되느니... 바오밥나무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왕자를 읽은 사람이라면 바오밥나무를 잊지 못할 것이다.
누구라도 이 나무를 접하면 '어느 누가 나무를 뽑아 거꾸로 심어 놓았지?'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 이상야릇한 나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은 문명과 타협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하며 그래서 늘 행복한 웃음이 얼굴에 가득한 가 보다.
석양빛을 받고 서 있는 바오밥나무
나도 바오밥나무를 진짜 보게 된다면 생떽쥐베리 작가처럼 바오밥 나무가 등장하는 아름다운 동화 한 편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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