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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텃밭 식물

주렁주렁 행복이 담긴 박

by Asparagus 2008.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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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박꽃이 피었습니다. 박꽃은 밤에만 피어난다더니 올해처럼 이렇게 장마가 계속되니 박꽃이 밤낮없이 하얗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친정 어머니께서 주신 박씨앗 서른 개를 밭에 뿌려 본 잎이 두 장 났을 때 텃밭 가장자리에 모두 옮겨 심었습니다. 밑거름을 많이 해야 박이 실하게 달린다고 했지만 그냥 심었습니다. 되면 되고, 말면 말고 하면서 심은 박이 하나도 죽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벋어나간 줄기를 가위로 뚝뚝 잘라주었더니 구슬만한 박들이 조롱조롱 정신없이 맺히고 있습니다.

수꽃봉오리

수꽃 속 모양  

 솜털이 보소소한 어여쁜 암꽃-박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꽃이 시들었군요. 꿀을 찾아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벌에 의해 수정이 되었나 봅니다.

손질하지 못한 텃밭이니 환삼덩굴과 잡초들도 같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자라는 모습입니다.  

무거워진 박은 머리를 땅으로 박고 제 할일을 다한 암꽃은 시들어 썩어가고 있습니다.

피고지는 하얀 박꽃들, 열매가 고개를 숙이면 잎들 사이에 숨어버려 여간해선 쉽게 찾아낼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주인에게 들키고 맙니다.

 여기도 숨어있네요.

 솜털이 보소소한 이 녀석은 수정이 잘 되어서 땅 아래로 자리를 잡으려 하는 모습입니다.

 주인에게 또 들켰네요.

 수정된 꽃잎이 한꺼번에 똑 떨어지는 것이 아니었군요.

 여기 저기 많이도 숨어있네요.

 

제사상에 호박나물은 올라가지 않아도 박나물은 올라갑니다.

박은 단박과 쓴박이 있다고 하네요. 친정 어머니께서 주신 씨앗은 단박이라고 합니다. 단박으로 요리를 하면 맛이 있지만, 쓴박으로 요리를 하면 쓴맛이 나기 때문에 박나물을 살 땐 꼭 맛을 보고 사라고 하대요. 해마다 친정어머니가 주신 박으로 아래와 같이 요리를 해서 먹었습니다. 올해는 제가 심은 박을 친정어머니께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행복합니다. 많이 달리면 여기저기 나누어 줄 생각도 기분이 좋습니다.

 

* 담백한 맛이 나는 박나물 요리

1. 여물지 않은 박으로 가늘게 채를 썬다.

2. 후라이펜에 참기름(또는 들깨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후라이펜을 달군다.

3. 곱게 채 썬 것을 후라이펜에 넣고 볶는다.

4. 진간장, 다시마가루, 깨소금, 마늘을 넣고 간이 베이도록 볶는다.

 

*  비린내를 없애는 박나물과 생선조림 요리

1. 박나물을 납작납작하게 썬다.

2. 썬 박나물을 냄비에 깐다.

3. 깨끗이 씻은 갈치를 박나물 위에 놓는다.

4. 마늘, 파, 풋고추(홍고추, 청고추)를 갈치 위에 놓는다.

5. 마늘 다진 것, 고추 가루를 푼 간장을 갈치 위에 골고루 뿌린다.

6. 센 불에 끓이면 박나물과 갈치 조림 완성

 

* 박을 이용한 소고기국 요리

1. 냄비에 참기름을 넉넉히 두른 후 소고기를 넣고 약간 볶는다.

2. 무 대신 납작썰기로 썬 박을 1에 넣고 볶는다.

3. 미리 만들어 놓은 다시다, 무, 명태, 대파를 푹 끓여서 만들어 놓은 육수를 2에 붓는다.

4. 먹기 몇 분 전에 파와 마늘을 넣고 한번 더 끓이면 완성된 박소고기국

 

(식물)  [Lagenaria leucantba] 출처: 브리태니커

청색 줄기 전체에 짧은 털이 있으며, 덩굴손으로 다른 물건을 감으면서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콩팥 모양이며 잎가장자리가 거의 밋밋하다.흰색 꽃이 7~9월 사이에 잎겨드랑이에서 1송이씩 핀다. 한 개체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따로 피는데, 수꽃에는 긴 꽃자루가 있으나 암꽃의 것은 짧다. 꽃은 통꽃이지만 꽃부리가 5갈래로 갈라졌으며,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진다. 열매는 둥글고 큰 장과(漿果)로 지름이 30㎝가 넘기도 한다. 열매의 과육은 희고 두꺼우며, 열매가 익으면 껍질이 단단해진다.

한국의 〈흥부전〉을 보면 흥부가 제비를 구해준 대가로 박씨를 얻어 심는 대목이 나오는데, 제비가 겨울을 나는 따뜻한 곳에서 박이 자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인도에서 아프리카에 이르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던 식물로 한국에 심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한 기록이 없어 잘 알 수 없지만, 2,000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의 신라편에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가 박에서 나왔다는 기록을 보아 신라 이전부터 널리 심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박의 열매는 여러 가지로 쓰이고 있다. 덜 익은 박을 잘라 속을 빼버리고 길게 국수처럼 오려 말린 박고지는 반찬으로 쓰며, 덜 익은 박을 잘게 썰어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박속으로는 나물을 만들기도 하며, 엿에 담가 과자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박에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으며, 특히 식물성 칼슘이 풍부해 발육이 늦는 어린이나 아이를 낳은 부인들에게 좋은 영양식품으로 쓰인다. 잘 익은 박은 타거나 구멍을 파서 속을 뺀 뒤 삶아 바가지로 쓴다. 요즘에는 박의 껍질에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는 박 공예의 재료로도 쓰고 있다. 양지바르고 기름지며 물이 많은 땅에서 잘 자란다. 옛날에는 초가집 지붕 위에 자라는 박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초가집이 거의 사라지고 없어 그런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표주박 또는 호리병박(L. leucantba var. gourda/L. siceraria var. clavata)은 박과 비슷하나, 열매가 박보다 작고 한가운데가 잘록한 술병같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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