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3일 금요일 맑음 (고마워라 개천절)
일주일만에 만난 텃밭은 싱싱한 초록 세상이었습니다. 마사토 흙, 맑은 공기, 햇살, 한들 바람, 쌀뜨물, 지하수가 키우는 우리 집 텃밭의 채소 가족입니다.
東은 저에게 말합니다.
"무공해 식품, 무공해 식품 하는데, 약 안치고 비료 안주고는 채소 키울 수 없다."
그 때마다 저는 말합니다.
"벌레가 좀 먹으면 어때, 벌레도 먹고 사람도 먹어야지. 그리고 맛이 덜하고 덜 자라면 어때? 난 화학 비료 안 뿌리고 그냥 그대로 키울래. 간섭하지 마."
무식이 용감한 덕분일까요? 아니면 나비, 나방들이 저의 맘을 봐 주는 걸까요? 그 징그러운 벌레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누가 보면 농약을 뿌리지 않았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깨끗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東이 벌레를 보는 족족 잡아서 하늘로 보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보낸 배추벌레는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무 (끝에 하얗게 보이는 것은 쌀뜨물)
무뿌리가 땅속 깊이 들어가는 것 보일 것만 같습니다. 사진 찍으면서 보니 배추벌레 한 마리가 식사를 하며 실례도 함께...
거름발이 없어서 배추는 언제 자라서 속이 찰지 좀 걱정스럽긴 하네요.
제일 많이 자란 배추속을 들여다보니 마치 꽃잎 같네요.
적상추잎이 마치 코팅된 것처럼 반들반들 윤이 납니다,
장거리 여행 한 대파 - 경산친정집에서 성냥알처럼 가는 어린 파를 얻어 대구로, 대구에서 양지로 보금자리를 세 번이나 옮겼는데도 끄떡없이 잘도 자랍니다.
어쩌면 당근잎은 새깃털처럼 부드럽지요?
두 번이나 솎아 주었는데, 요 조그마한 녀석의 성냥같이 가는 뿌리도 당근이라고,
당근 향기를 마구마구 뿜어대어서 도저히 더 솎아내지 못하여 밀생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과감히 솎아 내어야 뿌리가 굵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장에서 삼천원어치 산 쪽파알뿌리, 잘 자라고 있습니다.(이것만 東이 심었네요)
치커리도 제나름대로 자리를 잡아 열심히 자라주고 있습니다.
이번 가을에 같이 씨 뿌린 것 중, 시금치만 제대로 발아를 하지 않았네요.
시금치는 배추, 무 등을 뿌릴 때보다 좀더 늦게 심어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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