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8일 목요일 맑음
지난 주, 전원주택이 있는 앞산에 등산을 갔다가 주운 도토리로 묵 만들기에 도전했다. 지난 해도 한번 만들어 보았는데, 친정언니에게 전화로 만드는 방법을 배워, 한번은 성공을 하고 한번은 실수를 했다. 그래도 그때는 東이 곁에 있어 거들어 주어서 쉬웠는데 오늘은 나 혼자 잘 할 수 있을까?
도토리묵 만들기 도전
1. 도토리를 이틀 정도 물에 담구었다가 말린다.
2. 말린 도토리를 붉은 벽돌로 두드려 겉껍질을 깬다.
3. 겉껍질을 깐 도토리를 다시 물에 담구어 떫은 맛이 우려 나오도록 한 두 시간마다 물을 갈아준다.
4. 믹서기로 5분 정도 간다.
5. 믹서기로 간 도토리를 고운 채에 내린다.
6. 채에 내린 물을 다시 결이 고운 시아 주머니에 거른다.
7. 거른 물을 두 시간 정도 놓아두면 전분이 가라앉는다. 윗물은 조심조심 버린다.(잘못하면 전분이 같이 떠내려감)
8. 냄비에 전분을 넣고 전분 높이만큼 물을 부어 끓인다. (물이 전분보다 많으면 묵이 단단하지 않고 물러져서 젓가락으로 집기 불가)
9. 전분이 냄비바닥에 눗지 않게 팔이 아프도록 계속 저어 준다.
10. 풀이 된 도토리가 폴딱폴딱 끓으면 냄비를 가스불에서 내려 모양 그릇에 붓는다.(스탠 국그릇에 부으면 됨)
11. 한 시간 이상 두면 묵이 굳음
12. 잘라서 취향대로 먹으면 됨 (3-12까지는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혼자 열심히 만드는데 정신이 팔려서...)
굳은 도토리묵을 자르는 틀에 넣어서
살짝 눌러주면 됩니다.
열무김치와 곁들인 도토리묵 디스플레이
만드는 중, 오늘따라 늦은 퇴근을 한 東이 배고프다고 해서 시계를 보니 7시 30분, 마음이 급해 삐뚤빼뚤
하여튼 디스플레이 한 도토리묵 위에
열무김치를 넣고 젓가락과 숟가락으로 휘저어서
오전 11시 30분에 점심을 먹었다는 東은 식탁을 다차리기도 전에 그냥 막 먹어서 울상이 되고 말았지요.
"열무김치랑 도토리묵이 어울리라나? 맛이 어때요?"
그런데,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저녁을 먹고 젓가락을 식탁에 놓더니 그제서야
"도토리묵에 밀가루 넣었나? 색깔이 연하네?"
"파는 도토리는 껍질과 함께 갈아서 만들어서 짙은 갈색이지만, 내가 만든 것은 순 알맹이로 만든 오리지날이잖아요. 맛 있었어요?"
'히구~ 삼십년을 '맛있어요?' 이렇게 물어왔네?'
"응? 아, 정말 맛있다. 도토리묵이 하나도 안떫네."
"아니, 도토리묵과 열무김치가 맛이 어울렸나요?"
"응, 열무김치와 잘 어울리네."
경상도 남자 아니랄까봐, 칭찬에는 뭐든지 인색한 경상도 남자...ㅠㅠ
오늘 재료에 쓰인 청고추, 홍고추, 오이, 방울토마토는 텃밭에서 따 온 것이고.
참깨 농사 처음 지어 깨를 털어서 씻고, 볶고, 빻아서 요리했구마는, 칭찬 좀 해주시지.
(자화자찬이겠지만 이렇게 만든 도토리묵이 열무김치와 만나니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너무 맛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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