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30일 토요일 맑음
퇴근하자마자 양지로 달려왔다. 방학 중 시도 때도 없이 들여다보던 식물들이 어떻게 자랐을까?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마당에 심어놓은 식물들을 둘러보았다. 지난 일주일은 여기도 비가 오지 않았나 보다. 일주일 만에 만난 화분의 식물과 텃밭의 식물들이 잎을 축 늘어뜨리고 주인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뿌리가 깊은 나무들은 꿋꿋하게 잘도 자라고 있는데…….
옷을 갈아입고, 텃밭으로 갔다. 파프리카는 초록색열매가 노란 색이 되고, 노란 색이 익어서 빨강 파프리카가 되는 줄 알았다. 모종을 살 때 노랑, 빨강이 따로 달린다고 해도 미심쩍었는데, 지난 번 파프리카가 익어갈 때보니 진짜 맞다.
붉은 파프리카
노란 파프리카
어른 주먹만큼 크게 자란 붉은 파프리카 두 개, 노란 파프리카 두 개 수확했다. 주렁주렁 달린 갓끈동부, 가지, 흰콩, 가지, 호박, 호박잎, 옥수수를 땄다. 박은 그동안 개수를 더 불려 놓았다. 예쁘게 생긴 것 하나를 따서 6호집에 갖다 드렸더니, 박나물을 먹어본 적이 없다 해서 또 설명을 드려야 했다. 경기, 서울 사람들은 박으로 반찬을 만든다는 것을 모른단 말이지? 덜 익은 박은 몽땅 따가지고 가서 경상도 사람들에게 다 주어야겠다고 맘속으로 생각했다.
먹어본 것만 먹는 것이 사람들의 식성이니,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여기 사람들에게는 나중 다 익은 박을 켜서 장식 바가지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 더 낫겠다. 정 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갓끈동부 자라는 모습
작두콩이 커가는 중
측백과 주목이 심겨진 통로를 깨끗이 쓸고, 뒷마당으로 갔다. 16집 아저씨가 뒷동산과 이어진 우리 집 뒷마당 당단풍과 쥐똥나무, 개나리 담장을 일직선으로 깔끔하게 전지해 놓았다. 좋은 이웃 덕분, 일거리가 줄어들어 얼마나 고마운지……. 뒷동산에 심어놓은 각종 꽃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황송한데, 미안해서 어쩌지?
전원생활의 묘미를 만끽하며 무공해 채소로 푸근하게 저녁을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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