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았다 - 천남성에게
깊은 산에서 난생 처음 천남성의 열매를 만났을 때가 생각납니다.
산삼을 찾으러 다닌 지 수 십년만에 드디어 산삼 열매를 만났습니다.
아니, 여름 산에서 빨간 열매를 만나면 그게 바로 산삼이라는 고정관념 내지는 나만의 산삼 상식을 가지고서 언감생심, 산삼을 언젠가는 꼭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을 가지고, 해마다 東과 깊고 깊은 산속을 헤메고 다녔습니다. 지금부터 10여년 전, 영양 일월산속에서 드디어 빨간 열매를 발견했습니다.
'산삼! 말로만 듣던 산삼을 드디어 내가 발견하다니...'
잡풀이 우거진 숲 속으로 들어가서 붉디붉은 열매를 만져 본 다음 조심조심 뿌리를 팠습니다.
'어? 산삼 뿌리가 이렇게 생겼어?'
옆에서 뿌리를 파는 내 모습을 웃으며 보기만 하던 東이 그제서야 씨익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거, 산삼아이다!"
"뭐? 산삼 아니라고? 그럼 뭐지?"
캔 뿌리는 동그란 알모양이고 수염뿌리였습니다. 잎 또한 멀리서보면 산삼잎과 닮았습니다.
아. 속았습니다. 완벽히... 첫남성이 아닌 천남성에게...
그때 캔 천남성을 화분에서 키우며 해마다 봄이면 독특한 모양의 꽃을 감상하다가 마당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붉게 물들어 가고 있는 천남성 열매 1
천남성 열매 2
줄기가 무거운 열매의 무게에 견디지 못해 자꾸 누우려 하네요.
생육환경 - 습한 북쪽 마당 귀퉁이, 수로 뒤에 심어 놓았습니다.
주택으로 이사해 주기 전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라던 올해 꽃 핀 천남성 모습
꽃대가 참으로 특이합니다. 긴대롱으로 피어난 모습,
통꽃잎술 한쪽은 대롱 속을 보호하려고 우산을 만들어 씌운 듯한 생김새를 보노라면 식물의 세계가 얼마나 정교하고 치밀한지요.
더 알아보기
천남성 [Arisaema amurense var. serratum] 천남성과(天南星科 Ar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출처: 브리태니커
산지의 습한 그늘에서 자라며 뿌리는 납작한 구슬줄기이고 그 위에 얇은 인편(鱗片)이 줄기를 감싼다. 줄기는 녹색으로 때로 자주색 반점이 나타나며, 키가 15~30㎝이고 1개의 잎이 달린다. 잎자루는 2개로 갈라지는데 잎 겨드랑이에 11개의 잔잎이 달린다. 피침형의 잔잎은 끝과 밑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거나 밋밋하다. 꽃은 5~7월경 암꽃과 수꽃이 다른 나무에 육수(肉穗)꽃차례를 이루며 피는데 꽃차례의 끝은 뭉뚝하다. 포(苞)는 통부(筒部)의 길이가 80㎝ 정도로 녹색이고 윗부분은 모자처럼 앞으로 꼬부라져 통부가 비를 맞지 않게 하고 있다. 열매는 적색으로 익는다.
한국에는 같은 종(種)으로 포가 자줏빛인 남산천남성(var. violaceum), 잔잎에 톱니가 없고 포가 녹색인 둥근잎천남성(var. amurense)이 있다. 같은 속(屬)에 잎이 2개이고 줄기에 갈색반점이 있는 점박이천남성(A. angustatum var. peninsulae), 잔잎 3장이 모여나는 큰천남성(A. ringens), 손바닥 모양의 잔잎 5장이 모여나는 넓은잎천남성(A. robustum), 그밖에 이들과는 달리 육수꽃차례의 끝이 채찍처럼 길어져 포 밖으로 나오는 섬천남성(A. negishii)·두루미천남성(A. heterophyllum)·무늬천남성(A. thunbergii) 등이 있다. 모든 종의 구슬줄기는 거담·구토·진경·풍습·상한·파상풍·종창 등의 약재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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