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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탐사 animal exploration/곤충 관찰

나도 이렇게 화장했어요-송충이

by Asparagus 2008.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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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충이

 

어쨌던 징그러워 

 아무리 치장을 해도 징그러워. 

이렇게 어여쁜(?) 송충이가 징그럽게 여겨지는 이유는 뭘까요?

풀 숲에서 순식간에 피부가 따끔거리며 부풀어 오르고 근질거리면 필경 송충이에게 쏘였을 것입니다.

아무리 어여쁘게 보려고 해도 밉고 징그럽게 여겨지는 이유는 '송충이는 징그럽다.'로 은연중 학습이 된 결과일 것입니다.

 

년도를 기억해보니 까마득합니다. 때는 1967년,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할 무렵입니다. 학교에서 대구 앞산과 수성못이 있는 파동 뒷산으로 송충이를 잡으러 갔습니다. 준비물은 나무젓가락과 깡통 하나. 단발머리 여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산 속에 들어가서 소나무 가지를 헤치며 송충이를 젓가락으로 잡았습니다. 선생님의 엄명을 피해 그 징그러운 송충이를 잡지 않을 방법이 있나요? 열심히 잡는 척은 할 수 없지요. 송충이가 든 깡통을 선생님에게 보여야만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친구들과 열심히 잡았습니다. 저만 이런 경험이 있는 것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행해진 학생동원 송충이 잡기였지요. 그때 잡은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서 색깔도 솔잎 닮아 초록색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깡통에 잡아 넣으며 이런 말 한 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뉴스에 '송충이 먹으면 예뻐진다.' 이 말 한 마디 하면 안되나?'

"왜?"

"아이구, 이 바보야, 그래만 돼 봐라. 그러면 여자들이 너도 나도 산에 올라 송충이 잡아 먹는다고 난리 안 나겠나? 그렇게만 되면 우리 이렇게 더운 여름날에 송충이 잡으러 가라고 하겠나?"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 우리 나라는 너무 잘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학생 동원을 하여 공짜로 해충 방제한다는 것 꿈도 꿀 수 없잖아요? 경비행기로, 헬리곱터로 공중 살충제 뿌려 해충 방제한 지 오래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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