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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동물 탐사 animal exploration/곤충 관찰

겨울 오기 전 필사의 수확 - 나방과 벌

by Asparagus 200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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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과 벌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국화 화단에서 국화 향기를 맡고 있는데, 나방이(나비인가?) 겁도 없이 내 눈 앞에서 꿀을 채취하느라 정신없다. 벌이야 원체 무딘 녀석인지, 아니면 제 몸의 침을 믿고 그러는지 도통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나비는 소심하고 용의주도한 녀석이어서 사람 그림자만 얼씬거려도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리던 녀석들이었는데, 웬일이지? 내가 있거나 말거나…….

먼저 피어난 보라색 국화는 벌써 색이 바래져 가고 노랑색 국화가 한껏 멋을 내고 있는 국화 코너에서

 향기를 맡으려 쪼그리고 앉았는데, 어디선가 나방 한 쌍이 날아 든다.

 이 녀석 보래이? 어디서 날개 한 짝은 찢어 먹었노?

 벌과 나방의 꿀 채집 대회

 긴 대롱으로 꽃속을 깊이깊이 헤집기

 시들어가는 국화꽃에도 꿀은 남아있는가?

 간 큰 녀석, 아주 내 눈 앞에서 눌러 살 모양?

 셔터 소리에도 눈 한 번 안 깜짝거려?

야, 정말 대롱 한 번 길구나.

 양쪽 일렬로 뻗친 것이 뭐지?

 대롱으로 끊임없이 꿀을 찾아 빨아 드리는 나방이

 벌도 질세라 나방이 곁에서 배 채우기

 벌과 나방이의 밀담?

 얘네들이 무슨 밀담을 했기에?

 온전한 날개를 가진 나방이는 겁이 더 많아 꽃에 앉았다 떠났다 반복하더니

 긴 대롱을 뽑아 국화꽃술을 더듬거리는 중

 어머나? 국화꽃 아래 참개구리 좀 봐!

지난 여름, 간이연못을 전세 내어 살던 참개구리가 궁둥이를 반쯤만 흙 속으로 밀어넣고 그냥 월동하고 있었다.

낙엽을 주워 덮어 주고 먹이 채취에 정신 없는 벌과 나방이보다 먼저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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