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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탐사 Plant Exploration/다육 식물

한 지붕 세 가족 - 당인과 칠복수와 봉의 꼬리

by Asparagus 2008.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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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힌 돌과 굴러 온 돌과 끼여든 고사리의 삶

애지중지 키웠던 자생복륜춘란을 하늘로 보내고 쓸쓸히 비어 있는 난화분,

2007년 12월 어느 날, 친정 언니가 새끼손가락만한 당인을 하나 떼어 주기에 난화분에 심었습니다. 지난 몇 해 동안 다육 식물 몇 가지를 키웠을 때입니다. 東이 꽃대 올릴 때 멋대가리없이 키만 삐죽 키워 자잘한 꽃 피는 것이 보기 싫다고 노래하기에, 나도 덩달아 돌보아 주지 않아서 그만 다 하늘나라로 올려 보냈습니다. 요즘 다육이의 생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하늘나라로 가버린 다육이들이 새삼 생각납니다.

 2008년 11월 26일 촬영

 난 화분에 자리잡고 크는 당인

 가을이 되면서부터 조금씩 붉게 물들더니 점점 색깔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봄, 잎이 작은 당인 곁에 새끼손톱보다 더 작은 칠복수를 얹어 두고, 그 존재를 까마득히 잊어버렸습니다.

여름이 지나고보니 새끼손톱보다도 작던 녀석이 얼마나 치열하게 자라났는지, 주인도 몰라볼 뻔했습니다.

 참, 웃긴 녀석이에요. 당인이 밀어냈는지, 아니면 당인과는 상종하기 싫었을까요?

 줄기를 길게 늘어뜨리고 밖으로 쑥 빠져나와 자신의 자태를 자랑합니다.

 이 녀석을 찍으려고 하니 화분을 옆으로 눞혀야 했습니다. 그 바람에 화분을 엎을 뻔했습니다.

 그런데, 우째 이런 일이? 난화분 숨구멍으로 날아들어 자라고 있는 봉의 꼬리 두 개

 참, 난 화분 속에서 별 일이 다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봉의 꼬리를 손으로 뜯어내었는데도 뿌리가 난 화분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서 또 다시 잎들을 밀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 놓아도 부조화스런 난화분 속 식물들의 치열한 삶입니다.

 화분을 옆으로 눞혀 칠복수를 찍다보니 돌이 조금 쏟아졌습니다. 그 바람에 이렇게 당인이 새끼를 달고 있는 것을 발견.

 새끼 손가락만하던 당인이 일년 만에 줄기 아래 새끼를 밀어올리고 있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당인 화분에 슬며서 올려 두었던, 줄기 아래 새끼손톱만한 칠복수입니다.

 사진으로 비교해 보니 펑튀기한 것보다 더 크게 자랐습니다.

 

지난 여름, 가을에 성장한 모습

굴러온 돌이 박힌 돌보다 더 크게 자라려니 자리가 비좁습니다. 

 대칭으로 자라는 당인잎

 꿋꿋한 당인을 도저히 못이겨내니, 굴러온 돌은 별 수 없이 담장 너머로 고개를 쭈욱 빼고 있는 중입니다.

 8월달 단추만하던 당인속잎이 오동통하게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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