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20090219 목

by Asparagus 2009. 2. 21.
반응형

20090219 목 맑음

2008학년도 종업식 마치다. 통지표를 나눠 준 후 아이들은 나를 향해 교실 바닥에 앉고 나는 아이들을 마주보며 교실 바닥에 앉아 서로 큰절을 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새학년도 알림장 사라고 (미처 선물 살 시간이 없어서) 서른 명 아이들에게 새뱃돈 명목으로 천원짜리 한 장씩 주었다. 헤어진다는 것은 언제나 쓸쓸함을 가져다 준다. 이렇게 헤어지면 기약없는 만남이 되는 것이다. 일년간 아무리 정을 듬뿍 주지 않으려해도 정은 저절로 주게 되는 것이고, 한번 준 정은 추억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먼훗날 내가 가르친 아이들을 만나면 그 때 그 시절의 교실 풍경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아이들 중 몇 명 정도가 먼후일까지 나를 기억해 줄까?

 

일년 간 정든 아이들을 돌려 보냈다. 잔뜩 어질러 놓고 간 교실을 청소하고, 간단한 직원회의 후, 전직원이 국수집에서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오후 2시에 양지로 올라왔다. 도착하니 오후 4시.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하늘에서 무엇이 떨어졌다. 싸락눈이었다. 오후 5시에 명동 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님 입관을 한다고 하는데, 싸락눈이 예사롭게 여겨지지 않는다. 평화로운 하늘나라에서는 추기경님을 반갑게 맞이할 준비를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잠시 화살 기도를 드렸다.

 

며칠 비워둔 집안에 보일러를 트니 한참 있다 냉기가 가셔졌다. 저녁을 간단히 해서 먹은 후 집안을 둘러보고 일찍 잠자리에 들다.

반응형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 > 녹색 장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0221 토 밝은 햇살  (0) 2009.02.21
20090220 금  (0) 2009.02.21
20090215 일. 생일 전야제  (0) 2009.02.15
20090214 토. 숯불 군고구마  (0) 2009.02.14
20090213 금, 양지   (0) 2009.02.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