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4 토 맑음
나무 심기
오전 - 휴식 취한다고 방안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뒹굴며 찜질하면서 책읽다. (東이 기름값 겁도 없이 보일러를 팡팡 틀어 놓아서 절로 땀이 펑펑 났다.) 일주일 전부터 식객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은 세 권째 독파 중. 허영만 만화 작가가 음식에 대해 너무 유식해서 부러울 정도이다.
내가 책 읽으니, 어쩜, 東도 식객을 빼앗아 읽는다. 지난 번 21권짜리 토지를 읽을 땐 거들떠도 안보더니... 만화책이어서 읽는 것인가? 내용이 재미있어서 읽는 것인가? 작가, 만화 주인공이 남자여서 읽는 것인가? 어찌되었건 같이 읽고 음식 요리법에 대해 좀 유식해졌으면 좋겠다. 아니 요리를 지금보다 더 맛있게 잘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도 물론 더 유식해져서 무슨 요리든 척척할 수 있게 되기를... 이 만화는 그런 기대를 가져도 좋을 만큼 내용이 너무 알차다.)
오후 - 東과 함께 친정집 화단에서 캐 온 앵두 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포도나무를 심었다.
앵두 나무는 東이 '앵두 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에 나오는 노랫말대로 한다며 우물격인 수돗가에 심어 놓았다. 심을 장소를 잘 물색해서 같이 의논하여 심자고 해 놓고선, 자기 혼자 참나무 아래에 심었다고 쭝얼쭝얼, 쫑알쫑알 잔소리를 하다가, 이왕 심어 놓은 나무를 다시 뽑아 옮기면 뿌리가 상할까보아 그냥 두기로 했다. 마음을 바꾸니 그런 대로 괜찮은 장소이기도 하다.
포도 나무는 간이 연못 옆에 심었다.
대추 나무는 뒷마당 기존의 대추 나무 옆에 줄을 맞춰 심었다.
감나무는 뒷동산 언덕배기에 심었다.
뒷마당에 있는 두릅나무도 몇 그루를 캐서 뒷동산 언덕배기에 심었다. 몇 년 후 뒷동산이 두릅나무 밭으로 변할지도 모르겠다. 두릅나무는 워낙 잘 번지니까.
그저께 친정에서 따온 동백꽃봉오리를 씻어 놓고, 바스켓 하나씩 들고 집 앞 논두렁에 갔다. 목적은 돌미나리를 캐기 위해서... 요즘 꽃샘 추위 때문에 논두렁은 새싹들이 자라다가 도로 주저앉아 있었다. 돌미나리가 많이 있는 논두렁을 찾아내었다. 논 주인이 일부러 심어 놓은 것도 아닌데, 논두렁 한 줄 전체가 미나리로 뒤덮혀 있다. 돌미나리 역시 조금 자라다가 성장이 멈춰 있었다. 뿌리째 조금 캤다. 수반에 심어서 실내에 두면 잘 자란다. 잘 키우면 물김치 담을 때 한 두 번은 싹둑해서 활용할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가 될 실내 조경 미나리밭.
낮에 전기 밥솥에 얹어 둔 감주가 잘 발효되어 있었다. 지난 번 구증구포(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려서 만든 것)로 만들어 놓은 홍삼 네 쪽을 넣고 달였더니 홍삼 향기가 나는 감주가 탄생되었다. 신학기에 녀석들도 바쁜 모양이다. 오늘 집에 오지 못한다고 연락이 왔다. 섭섭하다.
수돗가 곁에 심어 놓은 앵두 나무.
경산 친정집에서 우리 집에 오기 위해 30년도 더 묵은 앵두 나무 가지를 지난 해부터 싹둑해 놓았다.
해마다 한 바가지씩 땄던 앵두. 이리 잘리고 저리 잘린 앵두 나무가 잘 살아붙길...
머루맛이 나는 포도 나무
그러고보니 이 포도나무는 6년전 내가 삽목하여서 뿌리를 내려 친정에 심어 놓았던 것이잖아?
작은 오빠가 친정 마당에 두 그루 심었다가 한 포기 캐가라해서 가지고 온 대추나무
싹뚝 잘린 무궁화 곁에
東 이니셜 나무로 만든다고 어느 겨울날 나 혼자 톱질하여 눕혀 놓은 대추나무 가지들
東 이니셜 - Y 대추나무- 대추나무가 단단하다더니, 톱질하는데 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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