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6 수 맑음
퇴근하자마자 곧장 집으로 갔다가 가방만 두고 이내 나와서 경산 친정에 갔습니다.
친정집 마당에 들어서니 온몸을 거의 다 전지한 동백나무에서 그래도 몇 송이는 활짝 피어나고 있습니다.
한 그루에서 이렇게 해마다 두 종류의 동백꽃이 핍니다. 붉은 무늬가 들어간 연분홍 동백꽃
붉은 동백꽃
수채화 그림처럼...
이게 뭘까요? 미인님이 보내주신 칡뿌리를 친정 어머니에게 드리려고 가져왔어요. 봉지를 헤쳐보니 글쎄, 말린 느릅나무 줄기도 있잖아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느릅나무 줄기를 삶아서 먹으면 비염, 축농증에도 좋다네요. 느릅나무는 상처를 치료해 주는 아주 좋은 우리 나라 나무 중 하나입니다.
"엄마, 이 느릅나무와 칡뿌리, 잘 달여서 드세요."
미인님 덕에 이런 효도도 하며,
"엄마, 이 상추도 함께 보내 온 것이어요. 전라도에서 경상도까지 온 것인데, 너무 맛있어요."
"전라도에서? 누구가 이렇게 알뜰히 해서 보내주었는데?"
"응, 그런 사람 있어요. 아주 예쁜 사람..."
간장과 식초와 마늘을 빻아서 파 겉절이를 하고
얇게 썬 등심을 후라이펜에 얼른 구워서
상추와 함께 친정 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과, 미역국으로 친정에서 한 끼 잘 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전화만 하면 저녁을 꼭 해 놓으시는 친정 어머니, 고맙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제가 산에 가면 어머니께 드릴 약초 많이 캐서 가져 갈게요.
동백나무에 대해 더 알아보기
동백꽃은 추운 겨울에 피며 온대지방에서 보기 드문 조매화이다. 동백꽃은 벌이나 나비가 활동하지 않는 겨울에 동박새의 도움으로 수분을 한다. 동박새는 겨울에는 동백나무의 꿀을 먹으며 열매를 맺으면 열매를 먹고 사는 새이다. 동백나무의 두번째 특성은 꽃이 지는 모습에 있다.
가장 아름답게 꽃이 핀 상태에서 마치 목이 부러지 듯 툭 하고 송이째 떨어진다. 동백나무의 꽃말은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다. 그래서 혼례식에서 생명과 굳은 약속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동백의 씨앗에서 짜낸 기름은 옛 여인네들에게 머릿기름으로 사랑을 받아왔으며, 말린 꽃가루는 지혈작용을 하고 화상, 타박상 등에 사용되었다. 나무는 재질이 단단해 얼레빗, 다식판, 장기쪽 등의 소재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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