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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20090405 야콘 심기 & 씨앗 뿌리다

by Asparagus 2009.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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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5 일 맑음

이왕 시작했으면 제대로 하고 싶다.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되고부터 TV, 라디오에서 나무 한 그루 심자는 소리가 쑥 들어가 버렸다. 그래도 지구는 돌고, 나무 심을 땅이 있는 사람은 알아서 심으니 공휴일에서 잘 제외시켰다고 생각한다.

아침 먹고, 앞마당, 뒷마당을 왔다갔다하며 꽃들을 감상하다가, 장화 신고 논두렁으로 갔다. 한끼 먹을 만큼의 쑥과 효소에 넣을 씀바귀를 조금 뜯었다.  

지난 해 가을, 단골 음식점 마당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다알리아꽃이 너무 어여뻤다. 마당에 심어 놓은 홍초 뿌리를 캐서 갖다주고 다알리아 뿌리와 바꿨다. 겨우내 지하실에서 월동한 다알리아뿌리를 마당 한 쪽에 심었다.

난생 처음 심어보는 다알리아 뿌리. 어여쁜 꽃이 피기를 기대하며...

 

점심 먹고,  뜯은 쑥으로 부침개 만들어서 가져 가기 싫다는 녀석에게 반강제로 안겨 주었다.

 쑥부침개 - 이런 것도 있나? 쑥으로 처음 요리해 보았는데,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봄맛이었다.

 방법 : 쑥을 깨끗이 씻은 후, 소고기를 잘게 썰어서 넣고, 쪽파 세 뿌리, 청량고추 2개, 계란 두 개를 넣었다.

일요일에도 실험실에서 씨름하는 형에게 갖다 주라고 담은 쑥 부침개

 들고가는 것 자체가 귀찮다는 녀석에게 반강제로 가방을 쥐어주다.

父子 뒷모습

 

야콘 심기

아들을 보내고 나서 그제서야 텃밭을 메고, 야콘 심었다.

 지하실에 보관한, 마대에 담아놓은 야콘 뿌리에서 벌써 이만큼 싹터 자라고 있었다.

삼 년전부터 겨울이면 인터넷으로 야콘 농장을 검색하여 야콘을 구입해 먹었다. 생것으로 깎아 먹기 쉬울 뿐만아니라 맛도 담백하고 변비에 즉효가 있다. 나와 야콘과는 궁합이 참 맞는 식물이다. 언제가 나도 텃밭을 가지면 꼭 야콘을 심어보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렇게 빨리 텃밭도, 야콘 뿌리도 얻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야콘 싹 구입 동기 : 지난 해 가을 이웃 목사님 댁 텃밭에 야콘이 심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몇 주 뒤, 사모님이 야콘을 캐고나서 뿌리를 모두 자르고 새싹이 날 뇌두는 밭에 버려 놓았다. 가져가도 된다기에, 포대를 들고가서 한 자루 넣어 낑낑거리며 안고 와서 지하실에 보관해 두었던 것이다.  본 줄기는 다 썩고 싹 틀 눈부분은 이렇게 잘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東이나 나나 야콘 눈을 보는 것도 처음이고, 심는 것도 처음이다, 그런데 東은 덩이째로 심으려고 한다. 감자눈처럼 떼어서 심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칼로 눈이 달린 곳을 조심조심 잘랐다.

 무슨 눈이 뿌리 양사방으로 아래 위도 구별없이 불뚝불뚝 싹터 있는지, 생긴 모습도 징그러웠을 뿐 아니라, 칼로 자르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다.

東에게 야콘 심을 고랑을 만들어 달라니,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후, 맘에 안들어, 정말.'

내가 힘이 세면 곡괭이로 땅을 푹푹 파서 바르게 고르고 나서 심을 것인데, 저렇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나? 농사를 안지어보았어도, 고랑과 이랑을 어떻게 만든다는 것은 감으로 알 수 있건만...

아! 못말리는 사람아!

 

아무튼 삐뚤빼뚤 멋대로 땅을 파고선 야콘을 심는다. 두 고랑 심고나니 해가 지고 가로등이 켜졌다. 씨앗이 잘 안보였지만, 손가락 감촉으로 근대, 아욱, 오이 씨앗을 뿌렸다. 내 손으로 처음 뿌려본 근대, 아욱, 오이 씨앗들이 잘 싹 터 주기를 기대하며 흙을 덮었다.

 

집안으로 들어와서 저녁 먹고 밤 늦도록 효소 담았다. 공휴일마다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 하고 있다.  나도 등산 가고 싶고, 관광지로 여행 다니고 싶다. 누가 가지 마라는 사람 없다. 그러나 일하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하고 있는 전원 생활. 행복한 마음으로 바쁜 일요일을 보냈음에 감사함을 가지며 잠자리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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