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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트럼펫
여름내내 무성하던 잎이 다 떨어지고, 꽃봉오리만 남아서 한송이씩 피어나고 있는 천사의 나팔입니다.
일주일전에 이런 모습으로 꽃송이만 자꾸 키우던 멋없이 자란 천사의 나팔
잎 없이 꽃봉오리만 있는 것이 참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주일만에 만난 천사의 나팔은 이렇게 쌍동이꽃으로 피어나서 주인을 반겨 주었습니다.
꽃송이 하나 정말 큽니다. 호박꽃 닮은 천사의 나팔꽃
거실에 드러 누워서 속을 들여다 보았어요.
속을 들여다보니 별 것도 없군요.
사람도 이렇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면 어떨까요? 마음 속을...
그 큰 꽃송이에 비해 너무나 속 좁은 녀석입니다.
아니, 속 좁은 것이 아니라 속이 텅 빈 그 속에 씨앗이 맺힐 것도 아닌 조그마한 수술과 암술.
바닥에 들어 누워 속 들여다 보는 것보다 그냥 보이는 것만 감상하는 것이 더 아름답군요.
천사의 나팔꽃 두 송이를 감상하다가 문득 울 쌍둥이가 생각납니다.
천사의 나팔은 이렇게 브이자형으로 가지가 벌어져야만 꽃송이가 맺혀요.
꽃이 피려고 대기중인 꽃송이 모습입니다.
돌돌 말린 통꽃잎이 참 정교하군요.
꽃봉오리도 속이 궁금하여서 속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꽃봉오리는 결코 속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속 좁은 사람, 속 넓은 사람, 속이 들여다 보이는 사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여러분은 어느 부류에 속하나요?
저는 지금껏 속 좁은 사람이라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아서 다행인 것도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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