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방문
2009년 12월 31일 맑음
오후에 우리 단지 내에서 10년간이나 사시면서 반상회 회장을 맡으셨던 회장님이 티 타임 초대를 하셨습니다. 두 달 전 이사 가셨습니다. 멀리 가신 것이 아닌 바로 담장 너머 이웃인 화인힐로 가셨습니다.
통나무 집이 너무 커서 정원 관리하기가 힘이 들어 규모가 좀 작은 집으로 이사 가야 겠다고 결심하신 지 2년 만입니다. 7호 집은 우리 단지에서 정원을 언제나 깨끗이 단장해 놓은 집이었습니다. 성품이 정원에 낙엽 하나라도 떨어져 있으면 주워야 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러니, 나이가 들수록 그 넓은 정원 가꾸기가 힘이 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단지 바로 뒤에 위치한 화인힐입니다.
저기 보이는 연두색 집입니다.
현관으로 들어가는 돌계단과 처진 소나무가 운치 있습니다.
제 핸드백을 대신 들어주었습니다. ^^
"우체통에 달린 이 깃발은 무엇을 의미하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만져봅니다.
현관 입구
두 달 사이 집을 잘 꾸며 놓으셨습니다. 화랑에 들어온 것 같아요.
아저씨는 집 설명을 해 주시며 너무 행복해하셨습니다.
지난번 통나무집보다 훨씬 아늑해 보여서 저도 좋았습니다.
심야전기 난방이 잘 된다며 벽난로 앞과 위에 손수 그린 그림을 전시했습니다.
아저씨는 모신문사 국장으로 퇴직하신 후부터 틈틈이 유화를 그려서 집안 곳곳에 걸어 놓으셨습니다.
그림 풍경은 전부 아저씨가 세계 여행 다니며 만난 골프장 필드입니다.
사모님이 창문마다 어여쁜 커튼을 해 주셨다고 좋아했습니다.
건축한 지 십 년 된 이 집을 구입하신 후, 내부를 최소한으로 수리하셨대요.
집 전체를 평생 처음으로 아저씨 취향에 맞게 꾸몄다고 했습니다.
전용 작품 방도 갖추게 되었다고 너무 좋아했습니다.
벽마다 높이를 같게 해서 걸어 놓은 작품들입니다.
창문으로 이웃집들이 정겹게 보입니다.
집구석구석마다 골프장 필드 그림만이... 그러고 보니 사모님이 사용하는 물건은 하나도 안보입니다.
코너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시는 아저씨.
이층에서 거실을 내려다보시며 설명해 주시는 아저씨
이층에서 내려다본 거실 - 지난번 집에 비하면 거의 1/4 크기입니다.
이층에서 바라본 동네 전경
손님방
창 너머로 바라본 마당 - 지난번 집과 비하면 정원이 너무 작아서 일도 아니라고 좋아하십니다.
이 단지의 특징은 미국식으로 마당이 후관에 있습니다. 담장 너머가 우리 단지입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소나무 모습이 동양화 같다고 좋아하셨습니다.
부엌은 찍지 않지 않았습니다. 다용도 실이 갖춰진 널찍한 부엌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퇴직 후,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일주일에 삼일은 아저씨 혼자서 전원주택에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지냅니다. 십 년 전 전원주택을 처음 장만했을 때 사모님이 너무 좋아하였지만, 그 즐거움은 정원 꾸미고 가꾸는 것 앞에서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나 봐요. 그 심정 이해가 되어요. 여자들은 젊은 시절 일에 치여 살았으니 나이 들어갈수록 일과는 멀어지고, 남자들은 그동안 사회생활에 온통 신경을 다 빼앗겼으니 퇴직 후 손수 집안 꾸미고 가꾸는 일이 즐거울 수밖에요. 어디 가도 남자들이 전원생활을 더 즐기는 추세입니다.
사모님은 아주 가끔씩만 오신대요. 냉장고에는 사모님이 챙겨주신 반찬이 종류별로 가지런히 들어 있었습니다. 냉장고 속이 너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아저씨의 정갈한 성품을 다시금 보는 듯했습니다. 통나무로 지은 넓은 집에 사시면서 정원을 맘껏 가꾸시다가 작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소원이 이루어져서 축하드립니다.
집 내부를 구경시켜주신 아저씨,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작품 활동 많이 하시길 기대합니다.
독특한 색체와 개성 있게 지어진 집이 참 아름다운 동네였습니다.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 > 이웃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촌 들꽃정원 (0) | 2010.09.25 |
---|---|
5호집 정원 구경 (0) | 2010.05.30 |
11호집 정원 구경 (0) | 2009.09.06 |
실개천 건너편 전원주택 1 (0) | 2009.09.05 |
이웃 전원 단지 (0) | 2009.07.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