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9일 월 맑음
인공폭포를 지나서 다시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다.
드디어 통일전망대 팻말이 보인다.
바다 가장자리를 따라 끝없이 펼쳐진 방풍림들이 평화롭게 보인다.
산 속에 있던 소나무들이 길로 다 내려와서 오가는 길손들을 위해 도열하는 모습같다.
오후 1시 정각, 집 떠난 지 5시간만에 화진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음식점에서 음식이 나올 동안 벽에 붙여 놓은 관광지도를 찍었다.
통일전망대 근처에 이렇게 좋은 관광지가 있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네?ㅠㅠ
고성군 너머 해금강이 보이는 북한땅을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는 현실이 참담하다.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때의 안보 교육과 지금 현실의 안보 교육은 하늘과 땅차이 아닐까?
화진포 해수욕장을 바라만 보았다. 푸른 바다에 풍덩 뛰어들고픈 이 마음을 東은 모르나?
하염없이 끝없는 바다만 바라보았다, 저 바다 끝자락에는 미국 시애틀이 있을 거야. 보고픈 돼지야.
물회와 회덧밥을 시켜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목적지로 다시 출발하다.
드디어 통일 전망대에 오르기 위한 절차를 밟았다. 우리 나라 땅이지만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대치하는 현실은 피해 갈 수 없다. 신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줄을 서다.
이 무더운 여름철에도 우리처럼 통일전망대에 가기 위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관광차에서 사람들이 연신 내린다. 통일 전망대에 올라가는 인원이 제한되어서 차들도 줄을 서야만 했다.
통일 전망대에 올라가기 전에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안보교육. 젊은이들과 학생들은 덥다고 들어오지도 않고 바깥에서 구경하고, 나이든 분들만 안보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 될 때까지 참을성있게 기다리고 있다. 실내는 찜통 그 자체이다. 그 흔해빠진 에어컨도 한 대 없다니...(세금으로 여기 에어컨 설치해 주세요.)
10분간의 안보교육이 끝나고, 다시 차량으로 가서 출입증을 차 앞 유리창에 부착한 후.통일전망대에 올랐다.
통일전망대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전망대로 올랐다. 작열하는 태양이 장난이 아니다.
"똘지야, 엄마랑 같이 가."
뭔 폼이래?
똘지가 든 가방 속의 물만 죽어난 관광이었다. 어정쩡한 모습의 母子.
"똘지야, 좀 다정한 폼으로 찍을 수 없을까나? 아들팔뚝보다 두 배나 더 굵은 돼지 엄마. 제발 좀 묵어라.ㅠㅠ"
수평선과 소나무 앞에서
통일이 되면 저 통일 동산은 소나무로 뒤덮힐까? 기념하며 그냥 그대로 둘까?
작열하는 여름 태양이 사진을 뽀샤시로 바꾸어 주었다.
안보 교육을 위해 필수적으로 오르는 곳, 여기가 바로 통일 전망대란 말이지?
통일전망대로 연수 보내준다고 할 적마다 일이 생겨서 빠지게 되었고, 東만 이십 여년 전에 한번 와 본 장소.
햇살이 북녘땅의 금강산과 송도를 바래어 놓았다.
북녘땅을 바라보며 통일을 염원하시는 통일대불, 앞엔 불전 놓인 장소가 넓직했다.
하얀 무궁화에 둘러싸인 통일대불
금강산과 송도가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보인다.
외롭게 떠 있는 송도
성모상 앞에서
성모님이 통일 기도 하시듯 나도...
망원경으로 바라본 외금강산 모습은 바위 하나하나가 세밀히 다 보일 정도로 가깝게 느껴지고...
'엄마가 지금 뭘하고 있지?' 똘지가 내 숨은 행동을 포착해 버렸다.
성모상 앞에 씌어져 있는 팻말에는 꽃을 봉헌하라고 했다. 준비해간 꽃이 한 송이도 없었으니...
궁여지책으로 통일전망대 뒤 편의 어수선한 구석지에서 슈크령을 한 묶음 뽑아서 성모상 앞 꽃병에 꽂아 봉헌했다. 날씨가 덥지 않았다면 단지에 슈크령을 가득 채워놓고 왔을텐데... 생수병에 꽃아서 단지 속에 넣었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나라를 위해 일선을 지키고 계시는 장병들의 건강과 안녕과 행복을 기도 드리며, 난생처음 가본 통일전망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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