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8일 일 맑음
아침 먹고 東과 뒷마당 잡초를 뽑았습니다. 저녁때 텃밭에서 오이, 토마토, 덩굴콩, 고추는 익은 것을 골라서 따고, 호박, 부추, 가지, 파는 한 끼 먹을 만큼만 수확했어요. 옥수수는 오늘 처음 수확했습니다. 이만하면 장 보러 가지 않아도 되겠지요?
텃밭에 갔다 오니 東이 마당에 이렇게 모기장을 갖다 놓았습니다.
삼 년 전에 東이 저를 위하여 구입해 주었어요. 늘 여름이면 모기에게 집중 공격 당하는 저에겐 아주 안성맞춤입니다. 올해는 잊어버리고 한번도 활용하지 못했어요.
너무 좋아서 모기장 속에 들어가서 텃밭에서 딴 채소를 다듬고 있어요. 휴가 나온 똘지가
"엄마, 모기장 속에 갇혔네요?"
하면서 찰칵했습니다. ㅎㅎ 돼지 엄마가 모기장 속에 있어요. 패션, 제가 봐도 참 웃깁니다.
똘지가 옥수수를 가지고 집안으로 먼저 들어갔습니다.
짠~ 삼십분 후, 東이 룸 서비스? 아닌 모기장 서비스로 옥수수를 쪄서 배달했습니다.
작년, 흰색과 루비색 찰옥수수를 심었어요. 두 녀석이 결합하여 루비와 흰색이 섞인 옥수수가 탄생했습니다.
모기장 속에서 父子와 함께 옥수수를 먹으며 말복을 시원하게 보낸 하루였습니다.
모기장은 어떻게 했느냐구요?
(쉿! 저 지금 모기장 속에서 워드 하고 있어요. 가로등이 전등불보다 더 훤해서 책도 읽고, 이렇게 글도 올립니다. 누워서 여름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별을 헤아리고, 아주 간간히 먼 창공을 날아가는 비행기도 보며 여름밤을 즐기는 중입니다.
조금 있으면 저 찾으러 東이 마당에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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