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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갈치 조림, 닭볶음, 고구마 줄기 김치

by Asparagus 2010.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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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6일 목요일 오전 흐림, 오후 갬

'이 나이 먹도록 뭐했지? 요리 하나 제대로 못하니...' 이런 자괴감이 가끔씩은 들 때가 있습니다. 직장 생활하느라 놓친 것이 많다는 것을 나이 먹어가면서 느낍니다. 놓쳐서 안타까움, 그런 후회들이 밀려올 때면 잠시 쓸쓸해집니다. 친정 어머니가 제 나이 마흔 여섯 되었을 때까지 아이를 키워주시고 집안 살림도 해주셔서 요리엔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니 누가 요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적극 활용해보곤 합니다.

 

늘 바쁘신 샤르님이 가르쳐 주신 갈치조림과 닭볶음을 요리해 보았습니다.

 

 8월 15일 일요일 갈치 조림 

 농사 지은 감자입니다, 껍질을 벗긴 후 토막내고 물에 몇 번 씻어서 끓는 물에 넣었습니다.

 감자를 대충 익힌 후에... 아차차, 구입해 놓은 갈치가 없어서 황태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양념을 끼얹고 중불에 졸였습니다.

 양념 색깔이 왜 이렇게 변하느냐구요?ㅠㅠ

 접시에 담았습니다.

 맛이요? 주재료가 갈치라야 되는데, 황태를 넣었으니... 황태찜도 아니고, 갈치 조림은 더더구나 아니고...

맛, 버려 놓았습니다. * 여기서 중요 포인트 배웠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 허리에 매어서는 바느질을 못하듯이 요리에는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차라리 감자만 빠졌더라도 맛있는 황태찜이 되었을 것을...

감자와 황태찜인지 찌개와는 정말 궁합이 안맞는 것 같아요.

후회하며 맛없는 황태찜, 아무 소리 않고 먹어준 東, 고맙습니다.

 

8월 22일 일요일 닭볶음탕

일 주일 후 사르님이 닭볶음탕을 다시 가르쳐 주셨습니다. 고대로 따라했는데, 다른 것은 샤르님은 생닭을 사용했고, 저는 닭을 삶아서 볶음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실패가 아니었나 봅니다. 식구들이 맛있게 잘 먹어 주어서 땀 뻘뻘 흘리며 만든 보람을 느꼈습니다.

 

8월 26일 목요일 똥구리님표 고구마 줄기 즉석 김치

세상에! 전 태어나서 고구마 줄기로 김치를 담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ㅠㅠ

고구마 줄기로 만드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살짝 데쳐 참기름 두르고 고구마 줄기볶음만 요리할 줄 알았어요. 

똥구리님이 가르쳐 준 대로 고구마 줄기의 껍질을 벗기고 굵은 소금에 약 십분간 절였다가 다른 야채들을 넣어서 즉석 고구마 줄기 겉절이 김치를 담았습니다.

 똥구리님은 소금물에 삼십분 절여 놓았다가 김치를 담그라 했는데, 고구마 줄기가 소금을 너무 좋아하나 봐요. 금새 짜가워져서 저는 십분간만 했습니다.

똥구리님이 가르쳐 준 방법에다 응용을 하여서 즉석 고구마 겉절이 김치를 담았어요.

주재료는 물론 고구마 줄기였는데, 너무 짜서 양배추를 추가로 넣어 짠맛 조절을 하였습니다.

 

하여튼 제가 만든 고구마 줄기 즉석 겉절이 만드는 방법은

1. 고구마 줄기의 껍질을 깨끗이 벗겨서 씻은 다음 굵은 소금에 약 십 분간 절여 놓는다.

2. 절여질 동안 실파 한 묶음, 양파 한 개를 채썰어 놓는다.

3. 아스파라거스 새순을 잘라 놓는다.(이건 제가 텃밭에 심었으니 한번 응용해 본 것입니다.)

4. 청고추, 홍고추 채썰기

5. 마늘 몇 조각 다져놓기

5. 절여진 고구마 줄기를 물에 살짝 헹궈서 물기를 뺀 다음 2-5까지의 재료를 전부 넣고, 까나리 액젓 두 숟가락, 고춧가루 두 숟가락을 넣고 재빨리 섞어 주면 끝입니다.

6. 앗? 고구마줄기가 너무 절여져서 짠 맛이 나는 거여요. 그래서 텃밭에 뛰어가서 양배추를 하나 따와서 조금 썰어서 다시 섞었습니다.(양배추 모종 세 포기 1,000원 주고 사다 심었는데 거름이 없어서인지 크지도 않을 뿐더러 약을 치지 않았으니 텃밭 달팽이들이 좋아라고 바글바글 모여 들어서 겉껍질은 남아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양배추는 제 속을 꽁꽁 감싸며 자라고 있어서 한 끼 먹을 분량은 되었습니다.)

 

고구마 줄기 겉절이를 넣고 비빔밥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어떻게 만드느냐구요? 그냥 만든 것을 알맞게 넣고 참기름 한 숟가락 넣고 쓱쓱 비벼서 먹었어요. 고구마 줄기 겉절이 비빔밥 날개 돋히듯 다 팔렸습니다.^^

 

맛 평가

고구마 줄기를 생것으로 먹어보니 고구마 맛이 나고요. 아싹아싹한 질감과 맛이 끝내주었어요.

마침 친정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너, 반찬은 잘 해 먹고 있겠지?"

하시면서요. 얼마나 반가웠는지...

"엄마, 엄마, 고구마 줄기는 삶아서 반찬하기도 하지만 생것으로도 먹을 수 있어. 엄마도 오늘 당장 고구마 줄기 사다가 고구마 줄기 김치 담아 보세요. 내가 내려 갈 때 고구마 줄기 많이 갖다 드릴 게요."

 

지난 2년간 고구마를 텃밭에 심었지만 한번도 고구마 줄기로 반찬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줄기 벗기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고구마 줄기로 만든 반찬을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을에 고구마를 다 캐고나면 줄기는 그냥 버렸는데...

 

올해는 고구마도 캐서 먹고 줄기도 많이 따 먹어야겠어요.

샤르님, 똥구리님, 고마워요. 앞으로도 더 많은 요리 가르쳐 주세요.

 

8월 27일 두 번째 담은 고구마 줄기 김치 

* 재료 : 고구마 순 두 묶음 볶은 소금에 살짝 절여서 5분 후 물기 제거. 양파 한 개, 실파 조금, 고춧가루 네 스푼. 까나리 액젓 두 숟가락. 볶은 검정깨 두 숟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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