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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녹두 서른 알이 준 선물 - 청포묵과 녹두죽 만들기 도전

by Asparagus 2010.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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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1일 토요일 맑음

난생 처음 녹두 서른 개를 텃밭에 심어보았습니다. 처음 만나는 떡잎, 녹두잎, 녹두꽃, 녹두 꼬투리등, 자라는 과정을 관찰하는 것이 참 행복했습니다.

 

6월 6일 녹두 씨를 뿌리고 난 뒤 새들이 찾아먹지 못하게 잔디 깎은 것으로 위를 덮어주었습니다.

6월 26일 자라는 녹두 새싹이 너무 어여뻤어요.

 

8월 4일 녹두꽃입니다.

 

8월 4일 녹두잎과 꽃, 녹두꼬투리 맺히는 모습

 

8월 21일 다 익은 녹두꼬투리와 녹두, 햇볕에 하루 널어놓았더니 꼬투리가 비틀어지며 쉽게 까졌습니다. 

 

위의 꼬투리를 까니 이렇게 한 홉이 좀 넘었습니다. 서른 알이 이렇게 불어났으니 씨앗들이야말로 자기 자손 번식의 귀재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섯 시간 정도를 물에 담구어 놓았습니다.

 

 도깨비 방망이를 휘둘렀어요. 거품이 상당히 많이 나는 걸 보니 녹두로 천연비누 대용이 어떨까 싶어요.

 

 간 것을 삼베보자기에 부었습니다.(도토리묵 만들 때 사용했더니 천연 갈색 염색이 되어버렸어요.^^)

 

 큰 그릇 속에 작은 그릇을 넣고 그 위에 보자기 얹고 녹두 간 것을 들어부어서 짭니다.

 

 손으로 비틀어짜서 한 쪽에 두고...

 

 녹두물이 가라앉게 가만히 둡니다. 도토리묵은 하루 이상을 두어 가라 앉은 앙금에 새 물을 붓지만

 

 녹두묵은 그냥 제 물을 썼습니다. 투명 유리 냄비에 넣고 가스불을 약하게 하여서 잘 저어주며 끓입니다.

 

복닥복닥 끓으면 간간히 뚜껑을 닫았다 열었다 하며 저어줍니다. 완전히 익었다 생각이 들 때 틀에 붓습니다.

 

아까 삼베천에 남은 찌꺼기 있잖아요? 그것을 솥에 깨끗이 털어넣습니다. 이렇게 아직도 녹두 알갱이가 많이 남아 있으니 애써 농사 지은 것을 버리면 안되지요. 오히려 이것이 더 진국일런지도 모릅니다.

 

솥을 중불에 올려 놓고 알갱이가 익을 때까지 저어 주다가 도깨비 방망이를 한번 더 휘둘러서 알갱이를 완전히 갈아줍니다. 삶은 녹두도 분쇄기로 돌리니 이렇게 거품이 많이 이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찹쌀을 방앗간에서 곱게 갈아 새알을 만든 후 냉동실에 보관해 놓은 것 녹두 죽에 한 컵 정도 넣습니다.

 

이틑날 아침

 

 

틀에 부어 놓았던 청포묵입니다. 알맞게 잘 굳어져 있었어요.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썰려고 하다가 '아차, 묵틀' 생각이 났습니다.

 

 다시 묵틀 위에 올려 놓고

 

 살짝 힘을 주면 간격이 고르게 잘 썰어져 있습니다.

 

 접시에 담고 텃밭에서 자라는 실파 한 움큼, 오이, 양배추 채 썰어 얹었어요.

 

 100% 자급자족 청포묵 한 접시가 되었습니다. (시중의 진짜 청포묵은 투명한 색이 나고 훨씬 맛이 좋아요.)

 

청포묵은 한 접시 나왔지만, 녹두죽은 무려 여섯 공기나 되었어요.

맛이요?

너무 맛이 있어서 순식간에 식구들에게 다 팔려버렸습니다.

 

결론

녹두는 생각보다 자라는데 비교적 짧은 기간에 생산되는 작물이었습니다. 무슨 작물이건 다 그렇지만 특히 녹두는 열매가 맺히고 난 다음 꼬투리가 충분이 익었을 때를 살펴야합니다. 꼬투리가 벌어지기 전에 재빨리 수확해야 하므로 늘 신경을 써 주어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 시간이 여의치 못한 분들은 녹두를 심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녹두알에서 음식이 되기까지는 정성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녹두를 갈아서 청포묵과 녹두죽을 만드는데 무려 세 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제가 처음 만들어보는 것이어서 서툴러서 그렇겠지만요. 주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녹두를 갈고 짜고 죽을 휘져으며 자기 수양을 했습니다. 두번 수양은 사양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녹두 서른 알이 자라서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적어 보았습니다.

 

녹두 효능

1. 녹두는 피로 회복에 좋으며 입속이 마르고 입안이 헐었을 때 먹으면 좋다.

2. 녹두에는 필수 아미노산과 리놀레인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어서 소화를 돕고 이뇨작용을 하는 데 탁월한 식품이다.

3. 녹두는 원기를 보충해 주고 오장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 준다.

4. 녹두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무더운 여름철 삼계탕 요리 할 때 녹두를 함께 넣어서 먹으면 좋다.

5. 녹두 가루를 따뜻한 물에 반죽하여 크림처럼 바르면 피부 지방이 제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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