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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텃밭 식물

행운을 가져 가세요. 토란꽃 보시며...

by Asparagus 201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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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24일 금요일 맑음 

쨍쨍 내리쬐는 햇살이 오히려 그리웠던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생각이 들 정도로 비를 몰고 왔던 여름, 이제 추석 명절도 지나고 제가 아끼는 블로그에 다시 글 올리려 마음 먹었습니다. 

 

오늘 아침, 햇살 가득한 마당을 왔다갔다하며 가을을 느꼈습니다. 가족체험학습 덕분에 맑은 가을 하늘을 온몸으로 느끼며 마당과 텃밭 여기 저기를 둘러보며 가을이 성큼 찾아왔음을 실감하였습니다. 지난 여름 꽃밭을 지켜주었던 봉숭아꽃은 남은 꽃봉오리도 마저 피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보였고, 정열의 다알리아는 아직 지칠줄 모르고 피어나서 눈길을 끌고, 새빨간 제라늄은 며칠전 폭우에 어여쁜 꽃잎들이 엉망이 되었지만 다시 새로운 꽃잎을 열어서 반겨줍니다.

 

텃밭으로 가 보았습니다. 이런 일이... 그 어여쁘게 자라던 조롱박은 폭우에 견디다 못해 열매 대부분이 썩어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나누어 주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보라님, 샤르님. 내년 가을까지 기다려 주실 거지요?) 생각이 앞서면 이런 일이 생긴다니깐요. 줄콩도,오이도, 토마토도 제때 따 주지 않아서 달린 채로 물러터졌고, 살판 난 것은 고구마였습니다. 고구마 줄기들이 온통 텃밭을 점령해 버렸습니다. 한 가지라도 튼실하게 살아남아 잘 자라주는 것이 오히려 고맙습니다. 

 

어쩜! 텃밭 한 귀퉁이에 심어놓은 토란을 둘러보다가 토란꽃을 만났습니다. 한 평 정도 심어 놓은 토란들이 내 키를 훌쩍 뛰어넘게 자라며 넓은 잎과 줄기들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초록 줄기 사이 샛노란 모습은 마치 카라꽃 닮은 것도 같고, 알로카시아꽃 닮은 것도 같은 토란꽃이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나서 반겨주었습니다.

 

백년만에 꽃이 핀다는 토란꽃! 행운을 몰고온다는 토란꽃! 토란꽃이 피면 신문에도 나고 텔레비전에도 방영되더라구요. 우리 집은 제가 직접 사진 찍어서 이렇게 블로그에 공개하야야겠지요? 

 

토란 꽃말은 '행운' 또는 '그대에게 소중한 행운'이라 하네요.

그동안 저를 염려해 주시고 저의 글을 기다려 주신 분들에게 이 행운의 꽃을 몽땅 드립니다.(아니 한 송이만 빼고...^^) 

혹 필요하시면 맘껏 퍼가세요.  

 난생 처음 만난 토란꽃입니다.

 병아리색 닮은 샛노란꽃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했어요. 바로 알로카시아꽃 닮았잖아요?

  아래의 알로카시아꽃이랑 비교해 보세요. 

 토란꽃과 같은 시기에 알로카시아도 꽃이 피어났나 봅니다.

 너무 닮았지요?토란꽃과 알로카시아가 사촌인가 봐요.

 알로카시아처럼 토란꽃도 줄기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오네요.

 

 튼튼한 줄기

줄기와 줄기 사이에서 꽃대가 형성되려나 봐요.

 물을 좋아하는 토란이 올해는 제 세상인 줄 알고 쑥쑥 잘도 자랐습니다.

 토란 줄기 껍질을 벗기는 일이 쬐금 스트레스로 다가오려 합니다만

 피부 미용에 좋고 변비에 좋다하니 부지런히 줄기를 잘라서 먹어야겠습니다.

 올해는 기상 이변으로 토란꽃이 전국적으로 많이 피어났다고 하네요.

 

 

 얘는 꽃이 핀 지 며칠이 된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서 다투어 피어나고 있어요.

 

 토란꽃봉오리, 토란꽃이 핀 것, 꽃이 피고 난 모습이 신기합니다.

 꽃이 지는 모습입니다. 막 피어났을 때 찍었으면 참 아름다웠을텐데...

 꽃봉오리가 정말 길기도 합니다.

 토란꽃봉오리 모습이 아주 늠름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꽃이 지고 난 토란꽃과 꽃봉오리 토란꽃, 그 옆에는 토란꽃이 생기려 하는 모습

 이천원 주고 샀던 알로카시아도 꽃이 피고 나서 이렇게 흔적을 남겨 놓았어요. 토란꽃과 꼭 닮았지요?

 텃밭 작물이건 화초이건 꽃이 피어남으로 해서 키우는 사람에게 시선을 더 머물게 하듯,

 사람도 제 할 도리를 다하여야만 대접을 받습니다.

어른이라고 대접 받지 못한 행동을 하면서 대접 받기만을 바라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싱싱한 넓은 잎이 싱그럽습니다. 그 많은 비가 쏟아져도 잎이 상하기는커녕 빗물이 잎에 닿이면 또르르 굴러 떨어지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잎은 옛날 우산 대용으로 사용하였다고 해요. 토란 줄기는 껍질을 벗기고 말려서 두고 두고 먹을 수 있고, 토란뿌리는 말 그대로 알토란입니다. 토란알뿌리를 캐어서 껍질을 벗기고 쌀뜨물에 몇 시간 담궜다가 소고기를 조금 넣고, 들깨 가루를 넣어서 끓이면 맛있는 토란탕이 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여야겠다고 생각하며 알토란 같은 삶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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