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4일 일 맑음
주말에라도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엄마, 아빠가 너희들을 만나러 올라가면, 너희들은 우리를 만나러 내려오는 주말. 주중에 각자 할 일을 다하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은 이렇게나마 만나서 회포를 풀 수 있으니......
그런데, 오늘은 아침 숟가락놓자마자 동수원에 가야한다고 서두르는 돼지를 불러세워 한 컷 쿡 눌렀다.
"어? 엄마, 지금 단추 채우려고 하는데?"
불쑥 카메라를 들이대는 엄마 행동을 생각하는지, 손에 쥔 커피를 마실 생각하는지....
오랜만에 입은 양복과 넥타이가 어울린다니 쑥쓰럽다고..
바쁘다는 아들을 불러세워 사진기 들이댈 생각말고 옷매무새 만져주고 단추를 잘 채워줄 걸......
옷차림이야 흐트러졌건말건 엄마 말 듣고 모범생되어 포즈 잡아준 돼지야 고맙다.
어제는 하늘을 콕 찌르면 파란 물이 주루룩 떨어진 것 같더니만, 오늘은 구름이 끼어 짙은 청색이 되었다.
대문을 나서는 돼지에게 손 흔들고 나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점심 먹고 똘지랑 뒷동산 산책하려고 했더니, 방안에서 뒹구는 것이 더 좋다고 꿈쩍도 않는다. 그래, 일주일 동안 실험실에서 실험하느라 고생했으니 누워서 뒹구는 것이 더 편하겠다.
저녁 5시 30분에 똘지도 떠났다.
거실에서 화분 키높이 정리를 하며 다음 주에 만날 아이들을 벌써부터 또 그리워한다. 밤 9시에 전화가 왔다.
"엄마, 우리 좀전에 만나서 고기집에서 고기 구워 먹고 기숙사로 가고 있어요. 안녕히 잘 주무시고 조심해서 내려가세요."
그제서야 꾸물꾸물 느려터지게 일하던 내 손이 바빠졌다. 얼른 정리하고 새벽 출근 준비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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