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우리 집에 황금 거미 출현하다.

by Asparagus 2010. 11. 27.
반응형

금박지로 거미 만들기

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흐리고 오전 진눈깨비 약간 온 후 갬, 황사도 동반.

"자, 황금 거미 선물이다."

"와우, 진짜 황금 거미이네? 이렇게 비싼 것을 다 선물해? 히히히. 황금이라면 무조건 좋다."

 

아침 먹고 커피 마시며 빼빼로데이날 똘이가 사다 준 초콜릿을 먹던 東이 금박지를 자르고 주물떡 주물떡하더니 순식간에 거미를 두 마리나 만들어 주었다.

"이거 검은 색 코트에 붙이고 다니면 진짜 황금인 줄 알겠다. 거미 만드는 법 가르쳐 주세요."

그 자리에서 친절하게도 가르쳐 주었다. 구겨서 버린 초컷릿 포장지를 다시 펴서 나도 한 마리 접었다. 거미를 벽에 걸었다. 멀리서 보니 진짜 황금 거미가 러브체인을 타고 올라가는 것 같다. 

 위를 향해 올라가는 황금 거미 세 마리

 위의 것이 내가 접은 것.

 (ㅋ 고추 하나, 콩 꼬투리 네 개는 내년에 심으려고 갈무리 해 둔 것임)

 

초컬릿을 감싼 금박지를 이등분한 다음, 한 개는 몸통을 만들고 다른 한 개는 다시 네 등분하여 꼬아서 다리를 만들어 몸체에 붙이면 완성. 이 세상에서 몸뚱이와 다리와 머리만 있는 곤충이 거미 말고 또 무엇무엇이 있지?  

 

 

거미와 관련된 글을 검색하다가 참 좋은 글을 만났다. 거미를 성실한 사람에 비유해 놓아서 맘에 드는 글이다.

 

거미같은 분 개미같은 놈

                                                                                              글쓴이 국도여행

흔히 사람을 벌, 개미, 거미에 비유한다. 유익한 존재는 벌, 있으나마나한 존재는 개미, 해가 되는 사람은 거미로 말이다. 벌은 우리에게 꿀을 제공하니까 유익하다고 여겨지는 건 이해가 가는데 거미가 해롭다는 것은 도통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사람이 물리면 즉사하는 독거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거미가 대표적으로 해롭다고 여겨질까?


아마 생김새가 좀 징그러우며 거미줄을 치고 이용해서 먹이를 잡는 게 거미가 이미지를 구긴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거미만큼이나 못생기고 징그러운 미물은 얼마든지 있다. 사마귀, 바퀴벌레, 송충이, 그리마...


거미는 단독생활을 하고 혼자의 노력만으로 거미줄을 친다. 최첨단 과학이 만든 어떤 섬유보다 질긴 거미줄은 포획수단이며 센서이고 보관시설이다. 인간을 귀찮게 하는 온갖 날벌레를 잡아주니 얼마나 좋은가. 집안에 거미줄이 있어 보기 싫으면 걷어내면 된다. 제거하기도 아주 쉽다.


개미는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는 열대지방처럼 목조주택을 통째로 못쓰게 만들진 않지만 인간의 삶에 무지무지 귀찮은 존재이다. 한번 개미가 터를 잡은 집에서는 이를 제거하는 게 바퀴벌레보다도 어렵다. 끝없이 열 지어 행군하는 이 녀석들은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다.


행태를 보자. 거미는 단독으로, 예술작품 같은 거미줄을 치고 목숨유지에 필요한 영양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잡아먹고 갈무리 해뒀다가 먹기도 한다. 사람으로 치자면 아주 성실하고 알뜰하게 산다.


반면 개미는 어떤가. 지구상에 있는 동물의 전체 체중을 합하면 사람이 가장 무거운데 전체 개미의 체중도 사람과 비슷하다고 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개체수이다. 개미의 무기는 ‘쪽수’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양아치 패거리나 같다. 숫적 우위를 앞세워 행패를 부리는 무리인 것이다. 욕심이 많은 이놈들은 먹거리라면 무조건 집으로 끌고가 '사재기'를 한다.


그러니까 거미는 성실한 사람에 비유할 수 있고 개미는 무리지어 행패를 부리는 못된 부류의 인간에 비유할 수 있다.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거나 사는 방식을 봐도 거미가 낫고 개미는 좋지 않게 보인다. 개미 같은 사람이 많다면 어디 살벌해서 살 수 있겠나! 혈연, 지연 동원해서 최대한 큰 집단을 이루고 그 위세로 아무데서나 행패부리고...  살기 좋아지려면 거미같은 분이 많아야 된다. 개미같은 놈이 많으면 피곤하다.

반응형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 > 녹색 장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고구마 만들기  (0) 2011.01.06
눈 내린 날의 소묘  (0) 2010.12.28
텃밭 배추로 김치 담기  (0) 2010.11.21
뜻밖의 선물 공세?  (0) 2010.11.17
2010년 가을 정원 풍경  (0) 2010.11.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