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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탐사 Plant Exploration/실내 식물

20년 만에 제대로 만난 꽃-네오마리카 글라실리스

by Asparagus 2011.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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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5일 토 맑음

 

남미 원산의 붓꽃

네오마리카 글라실리스 워킹 아이리스

워킹 아이리스를 우리 말로 직역하면 걷는 붓꽃?

붓꽃이 어떻게 걷지?

그 의문점은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조금은 이해가 간다.

 

네오마리카 글라실리스(워킹 아이리스)라는 이름을 알아내는데는 무려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키운 지 실로 20년만에 꽃봉오리에서부터 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상세히 관찰 할 수 있었다.

큰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때 담임 선생님에게 받은 선물이다. 여름방학 하는 날 조그마한 화분에 큰 아들 손바닥보다 작은 난초 한 촉을 심어 보내셨다.

 

꽃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뭐, 이런 걸 다 보내?'

하였을 지도 모를 시시하게 생긴 삐죽한 잎사귀 두어 개.

아, 물론 식물은 그냥 다 좋아하는 나조차도 '흔한 난초인가보다' 예사로 생각했고, 아들 담임 역시 우리가 흔히 보는 난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듬해 봄 어느 날 아침,드디어 꽃봉오리가 벌어지더니 꽃이 피었다. 꽃 색깔은 흰 꽃잎 석 장에 속잎은 연보랏빛이었다. 

잎 속에서 생겨나는 꽃봉오리도 신기하지만, 꽃이 지고 나면 특이하게 잎 속에서 새싹을 배태하는 것이다. 이름을 몰라서 배태난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주변에 흔하지 않은 난초이어서인지, 이름을 알 수 없었다.

아침 8시 30분, 두 달 동안이나 조금씩 만들어지던 꽃봉오리가 드디어 벌어지려고 한다.

AM8:40 10분만에 이만큼 벌어졌다. 멀리서 얼핏 보니 튤립 모습이다.

꽃잎이 조금씩 벌어지는 모습이 눈으로도 보일 정도이다. 몇 분 간격으로 꽃잎 하나 하나가 벌어지고 있다.

AM 9:20 드디어 다 벌어졌다.

꽃봉오리에서 꽃잎이 하나 하나 벌어지는 모습이 마치 난초가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워킹 아이리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는가?

 

또르르 말려있던 난초꽃잎이 아주 조금씩 펼쳐지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지난 해 봄에 집에서 키우던 네오마리카 글라실리스가 꽃피고 나서, 꽃이 진 자리에 아기를 두 개 만들었다.

그 두 개를 떼어서 옆반 선생님에게 한 촉 드리고, 다른 한 촉은 우리 교실에서 키웠다. 꽃을 만나기 위해...

그 아기가 자라서 2년만에 이렇게 꽃이 피어난 것이다.

해마다 꽃이 피었지만 출근하느라 제대로 감상을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렇게 교실에서 만날 수 있었음에 얼마나 기뻤는지... 이 어여쁜 꽃의 수명은 만 하루인 것이 단점이다. 꽃도 미인박명인가?

매년 네오마리카 글라실리스 새촉이 돋으면 식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많이도 분양을 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꽃이 언제 피고 지는 지도 잘 모를 뿐더러 꽃이 예쁘지 않다고 이 년도 채 못키우고 보내버렸다고 한다. 그럴 때의 허전함이란... 그런 사실을 알고나서는 진짜로 식물을 사랑하고 꽃 핀 모습을 잘 관찰하는 사람에게만 분양하고 있다.  

 

저처럼 이렇게 이십년, 아니 저보다 더 오래 오래 키울 수 있으신 분만 살짝 분양해 달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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