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박꽃이 피었습니다.
이렇게 어여쁜 꽃 보셨어요? 산해박을 처음 만난 날을 회상해봅니다.
♣ 산해박을 만나고 키우며
2000년 5월 어느 날 점심 시간이다. 5월의 산에는 어떤 식물이 살고 있을까? 궁금하여 혼자 학교 담벼락과 맞붙은 옆산으로 올라갔다. 산중턱에서 모양과 생김새가 다른 식물들보다 특이한 식물 군락지를 만났다. 조심조심 두 포기를 채취했다. 화분에 심어 수돗가에 두었다. 그 갸날프디 갸날픈 줄기들이 시들시들하여 살아줄 지 걱정이 되었다. 이튿날 출근하자마자 가보니 꼿꼿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운좋게도 며칠 뒤 식물 줄기 끝에서 동그란 모양의 조그마한 청초록 방울이 달리기 시작했다. 며칠을 계속 지켜보았다. 꽃봉오리가 한 개의 통꽃 형태이나 다섯 가닥 꽃잎으로 갈라져서피어나고 있었다. 마치 하늘의 별을 따다 놓은 것 같처럼 어여쁜 모습이다.
이 식물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은 '참으로 신기하게 생긴 풀이구나.'였다. 식물을 발견한 그 날부터 밤마다 두터운 식물도감을 펼쳐보고 또 보았다. 열흘째 되던 날 밤, 드디어 식물의 생김새와 꼭 같이 생긴 그림을 찾아내었다. 잎과 뿌리 등을 비교하고 드디어 확실한 이름을 알아내었다.
산해박!
처음 만난 식물의 모양도 생소하고 신기했지만, 이름도 처음 듣는다. 밤마다 식물도감을 뒤졌지만 사진이나 그림이 눈에 뜨이지 않았을까? 어쨌던 열흘만에라도 식물 이름을 밝혀내고 나니 십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 듯하다.
꽃이 피기 전, 동그란 모양으로 맺힌 꽃봉오리가 청록색 구슬을 연상시켜 주었다. 꽃 색깔은 연록색이었고, 식물 이름 또한 얼마나 특이한 들꽃인가!
씨앗 다섯 개씩 매달린 꽃이 시들 때 또한 특이했다. 청록색은 연황록색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 꽃이 필 때 모습으로 되돌아가서 동그란 모습을 만든 후 시드는 것이다.
며칠 지나서 '씨앗이 다 여물었을까? 이제 씨앗을 받을 때가 되었겠지?' 생각하고 화분에 가보니 언제 벌어진지도 모르게 벌어져서 씨앗을 받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마지막 모습 또한 장미처럼 흐드러지게 피고 지저분하게 땅에 떨어지는 것이 아닌 청결하게 마무리하는 성격이라니... 닮고 싶은 식물의 성격이었다.
십여년전 그때 처음 만난 산해박을 지금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하늘 말나리와 털중나리 사이에서 자라는 산해박
꽃잎과 꽃잎에 매달린 씨앗 모습
잎을 뜯으면 박주가리처럼 줄기에서 하얀 수액이 흐릅니다.
풀잎 닮은 잎
하늘 말나리 잎과 산해박 잎 비교
어쩌면 이리 조화롭게 생겨났는지...
산해박 꽃봉오리
털중나리 꽃잎과 너무도 대조되는 색깔과 모양
♣ 산해박에 대해 더 알아보기
산해박 山- Cynanchum paniculatum
쌍떡잎식물 용담목 박주가리과의 여러해살이풀 ▶분류 : 박주가리과
분포지역 : 한국·일본·중국 등지
서식장소 : 산과 들의 볕이 바른 풀밭
크기 : 높이 40∼100cm
산과 들의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란다. 굵은 수염뿌리가 있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늘며 딱딱하고 높이가 40∼100cm이며 마디 사이가 길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6∼12cm의 바소꼴 또는 줄 모양이며 끝이 매우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둔하며 가장자리에 짧은 털이 있고 뒤로 약간 말린다. 잎 뒷면은 흰빛이 도는 녹색이고, 잎자루는 길이가 1∼3mm이다.
꽃은 5∼9월에 황색이 띤 갈색으로 피고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여러 개가 달린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세모진 바소꼴이다. 화관은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세모진 좁은 달걀 모양이며, 부화관의 갈라진 조각은 달걀 모양이고 곧게 서며 수술대보다 짧다. 수술은 5개이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골돌이고 길이 6∼8cm의 좁은 바소꼴이며 털이 없다. 종자는 좁은 달걀 모양이고 좁은 날개가 있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흰색의 관모가 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서장경(徐長卿)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혈압과 고지혈증을 내리고 진통·진정·항균 효과가 있다.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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