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1일 일 맑음
털별꽃아재비꽃과 한련초도 구별못하다.
밭둑에, 화단에 흔히 만나는 식물 중 아직도 이름 모를 풀이 수두룩하고, 처음 알아낸 이름도 수두룩하다. 미움 받는 잡초들은 바랭이, 쇠비름, 환삼덩굴, 새콩, 망초, 개망초, 강아지풀 등등만 알았다.
일주일 전부터 눈독 들여놓은 묵밭에 수북히 나있던 한련초를 채취하러 갔다. 한련초 효소를 담고 싶다는 후배에게 택배로 보내주면 깜짝 놀라겠지? 기뻐할 후배 모습을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한련초를 채취했다.
자르면서 손이 새카매져야 한련초인데, 한 포대나 잘라도 손에 검은 물이 들지 않기에 긴가민가?
의심은 가면서도 한 시간이나 다른 잡초와 구별하여 한 줄기, 한 줄기 잘라서 신문지에 감싸고 포대기에 담았다.
집에 오자마자 한련초를 검색하니,
'어머나? 어쩜? 털별꽃아재비?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ㅠㅠㅠㅠ'
한련초라고 한포대나 모기에게 물어뜯겨가면서 가위로 잘라온 풀이 털별꽃아재비라고 하니...
너무 허탈하다. 한련초 잎은 길쭉한데 비해, 털별꽃아재비꽃은 잎이 좀 길죽하면서 둥근 모양이다. 한련초를 아직도 구별못하는 자신이 한심하다. 털별꽃아재비꽃은 국화과의 일년초라고 한다. 하도 여기저기 많이 나서 농부들에게 무지 미움을 받는 풀이어서 '쓰레기풀'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별명까지 붙여진 식물이었다.
우리 집 마당에 한 두 포기씩 나는 이것이 진짜 한련초이다. 털별아재비와 꽃 모습이 이렇게 확연히 다른 것을...
'관찰력에 금갔나봐...ㅠㅠ 그나저나 후배를 깜짝 놀래키려한 내 계획은 어떻게 하지? 다시 묵밭을 찾아다니며 한련초를 찾아봐? 한 푸대나 꾹꾹 눌러담아 채취해온 저 쓰레기풀은 땅 속에 파묻어야 씨앗이 여기저기 안번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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