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기 전에 자랄 것은 속히 자라고 열매 익을 것은 재빨리 익어야하는, 식물로 봐선 마음이 급한 계절입니다.
이게 뭐냐구요?
지난 해 보라님이 보내준 제주 조롱박이 자라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해 텃밭에 씨앗 뿌렸다가 미처 옮겨 심기도 전에 마구 자라나서 조롱박을 스무 개도 넘게 만들었지만 막상 수확할 때는 기회를 놓쳐서 하나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씨앗은 겨우 받아서 올해는 뒷마당에 심었지만 햇빛을 많이 못받아서인지 9월이 되어서야 몇 개 맺혔습니다.
주인 손길이 미치지 않아도 저희들끼리 이렇게 조롱박 넝쿨을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가을 햇살이 따가울 때 빨리 익어야할텐데요.
'울 신랑 믿다간 죽도 밥도 안됨, 내년엔 정말 멋진 터널을 꼭 만들어 주고 말테야.'
7월 30일날 똥구리님이 보내준 리시안서스인데요. 그때 맺혀서 온 꽃봉오리가 아직도 저 모습 그대로 피지도 않고, 그렇다고 마르지도 않고, 잎도 자라지 않고 그냥 얼음땡하고 있어요. 참 희한한 모습입니다.
미니 노랑 코스모스 같지요? 선빔이라고 합니다. 키가 나즈막하니 귀여운 모습으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얼른 보면 영산홍 같지요? 분꽃입니다. 지난 해 심었던 자리에서 씨앗이 떨어져 절로 나서 저 혼자 꽃피우고 있었습니다.
붉은 입술을 가진 핫립 세이지. 변이꽃인가 봐요.
뒷마당에 떨어져 있는 알밤 삼 형제. 올해는 뒷동산의 알밤 줍기 선수를 빼앗겼습니다.ㅠㅠ 옆집 짓는 인부들이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세 차례씩 뒷동산을 들락거리며 다 주워간대요.
꽈리,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지요? 저 주홍색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빨간 구슬.
해당화 열매
보라 페튜니어 한 송이가 저에게 반갑게 인사합니다.
풍요로운 가을입니다.
우리도 산과 들의 열매들처럼 넉넉하고 풍성한 마음을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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