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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3일 일 맑음
뒷뜨락엔 낙엽 천지이다.
가을 내내 뒷동산에서 자라는 밤나무들이 뒷마당으로 밤송이를 먹을만큼 떨어뜨려 주었으니, 낙엽이 지천으로 떨어져도 탓할 수 없다.
처음 이사왔을 땐
'저 많은 낙엽을 언제 다 치우나?"
미워했는데, 생각이 바꾸니 떨어진 낙엽도 어여쁘게 보인다.
뒷마당에 갈 적마다 밤나무잎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음악처럼 들린다.
지나다니는 통로에만 낙엽을 쓸었다. 예년 같으면 낙엽을 말끔히 치우느라 애먹었지만 생각을 바꾸니 마음도, 몸도 편안하다. 쓸어모은 낙엽들을 화단 위로 부었다. 낙엽이 다년초들의 이불 역할을 한다기에 우선 보기엔 지저분하게 보이지만 겨우내내 그냥 둘 생각이다.
지난 봄에 '꿈의농부'님이 보내주신 사과나무 묘목이 이젠 제자리를 잡은 것 같다.
여름 내내 오만벌레가 사과나무잎을 다 뜯어먹고 온전한 잎이 없었는데, 늦가을에 사과나무 잎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사과나무가 비뚤게 자라는 것 같아서 쇠막대기로 지지대를 세워주었다.
사과꽃눈일까?
난생 처음 키워보는 사과나무가 참 신기하게 보인다.
사과 꽃눈이면 좋겠다.
무슨 벌레인지 집을 지어놓았다. 벌레에게 미안하지만 사진을 찍고나서 손으로 떼어주었다.
내년 봄에는 사과꽃이 피어날 것을 기대하며 사과나무 아래 퇴비흙을 부어주었다.
참, 뒷동산에 세 그루를 심어놓은 사과나무보다 뒷마당의 사과나무가 더 많이 자랐다. 식물도 사람 발자국 소리 들으면 더 잘자란다더니 정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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