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년만의 가뭄이라니...
어제 오후, 반가운 비가 온다기에 서둘러 비 오기 전에 텃밭 한 귀퉁이에 심어놓은 감자를 캤습니다.
그 오랜 가뭄에도 감자는 감자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속담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한 포기 캐보니? 우와, 주먹만한 굵은 감자 두 알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리 긴 고랑 다 캐면 한 박스 거뜬히 채우겠지요? 좋아라 하며 본격적으로 감자 캘 준비를 했습니다.
이 긴 가뭄에도 어여쁘게 피어난 감자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여쁘고 깔끔하게 생긴 감자꽃
호미로 파는 것보다 손으로 캐는 것이 더 쉽다고 장갑낀 손을 감자뿌리 속으로 쑥 집어 넣더라구요.^^
얼마나 가물었으면 땅이 푸석푸석, 손이 쑥쑥 들어가겠습니까? 한 포기 캐니 기껏 한 알!
세 포기 캐서 모은 감자알
"우와, 이 감자 포기는 대박이겠다. 제일 크게 자란 녀석이다."
어쩌면~ 잎만 무성하고 감자알은 이제 생겨나는 중이었습니다.
"다시 심어? 말아?"
한 번 뽑힌 감자뿌리가 놀라 더 자랄 것 같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다섯 포기 캐어서 수확한 감자 다섯 알.
야심차게 바스켓을 두 개나 들고 갔건만, 기껏 바스켓 밑바닥에 깔릴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이게 어디이냐고요. 푸석푸석, 물기 하나 없는 메마른 땅에서도 감자알이 생겼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한 포기에 한 알이라도 만들어 놓은 것이 기특하게 여겨졌던 2012년의 감자 농사 수확 이야기입니다.
저녁 때 이웃에서 농사 지은 알이 굵은 감자를 한소쿠리나 보내왔습니다. 숙이씨, 고마워요, 잘 먹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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