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입니다.
단풍이 소리소문없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잘 익은 황도 복숭아색으로 물드는 왼쪽은 계수나무 단풍이구요. 가운데 가장 키 큰 나무도 노랗게 물들고 있습니다. 이름은 튤립나무 또는 백합나무라고 합니다. 잎은 플라타너스 꼭 닮았습니다. 봄이 되면 가지마다 탐스럽게 피어나는 튤립 닮은 꽃송이들이 장관입니다.
꽃말도 얼마나 멋있는지 아시지요?
꽃말은 전원의 행복, 멋진 애인이라고…….
멋진 애인이 우리 집 들어오는 어귀에 서 있으니 만날 적마다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노랗게 단풍이 들어가는 튤립나무를 보며 전원의 행복을 만끽합니다.^^
가을이 되면 한 차례 보여주고 떨어지는 나뭇잎들,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눈요기는 계수나무입니다.
우리 집 차고 앞집 계수나무가 먼저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동네 전체가 천천히 가을색으로 변해갑니다.
달콤한 솜사탕 향기 또는 잘익은 복숭아 향기가 은은히 나는 계수나무 단풍과 흉내낼 수 없는 색감,
해거름할 때 화로를 뒷마당에 갖다놓고 콩대를 태웠습니다.
콩대 태운 재를 유기농 거름터미에 섞어주려고 합니다. 심연식 선생님의 백년된 화로, 제가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화로가 이렇게 사시사철 다양하게 쓰일 줄 몰랐습니다. 화로를 사용하면 타임 머신을 타고 옛날로 되돌아 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콩대 태운 재 위에 호일로 감싼 고구마 두 어개 올려놓았더니 맛있는 군고구마도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겨울에만 화로를 사용하는 줄 아셨지요?
아직도 앵앵거리는 모기 쫒고, 태우고 남은 재 활용하고, 군고구마 굽고, 느림의 미학도 가르쳐 주는 일석사조 역할을 하는 화로, 이 가을과 어울리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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